[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사상 첫 마이너스 유가 등 기록적인 저유가 국면이 시작되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계도 구조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나프타분해설비(NCC) 중심의 석유화학업체의 경쟁력이 크게 제고될 것이란 관측이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43.4%(8.86달러) 하락한 11.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배럴당 20달러 안팎을 기록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에 어긋한 가격이다.
이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인 OPEC과 주요 10개 산유국의 연대체)의 원유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초과공급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기록적인 수준의 저유가는 국내 NCC 중심 석유화학 산업엔 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년 만에 다시 NCC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2015년 저유가 때 경험했던 호황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향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5년에는 셰일가스·오일 생산량 확대로 인해 유가가 내려갔는데 이는 원가 격차를 축소하는 정도였으나 이번엔 NCC 원가 경쟁력이 압도적으로 개선될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현재는 글로벌 수요 급감에 따라 화학 설비 가동률이 하락했기 때문에 저유가로 인한 호재가 당장에 나타나고 있진 않는다고 진단했다. 또한 NCC를 보유하거나 증설 중인 기업 성장세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 연구원은 “
LG화학(051910)과
롯데케미칼(011170)은 2021년 가동 목표로 각각 80만톤과 75만톤의 NCC를 건설 중”이라며 “두 회사와
SKC(011790)를 업종 최우선주로 추천하며 NCC 수혜 기업으로는
대한유화(006650)를 지목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