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올해 방송 재송신료 산정을 둘러싸고 갈등 중인 SBS와 KT스카이라이프가 SBS의 ‘자막 사고’를 두고 협상 막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SBS가 ‘스카이라이프의 HD 방송을 중단하겠다’는 내용의 자막을 실수로 내보내는 촌극이 벌어진 것.
SBS는 지난 16일 저녁 7시43분 수도권 스카이라이프 가입자를 대상으로 “7월20일 6시를 기해 SBS방송을 중단한다”는 자막을 내보냈다. 이후 저녁 9시18분 “방송 중단 자막은 실수”라고 번복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협상이 진행 중인데도 ‘방송 송출 중단’이라는 민감한 내용의 자막을 내보낸 것은 해서는 안 될 실수라고 비난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관계자는 17일 “공적기능의 수단인 방송자막을 사기업 간의 협상용으로 남용하고 있는데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SBS는 자막 테스트 과정에서 발생한 단순 실수라며 스카이라이프가 지나치게 민감하게 받아들인다는 입장이다. SBS는 지난 14일 오전0시13분부터 “가입자 불편 예방을 위한 안내자막 테스트”라고 40여 차례에 걸쳐 자막을 송출했다. SBS 관계자는 “총 46차례의 자막 테스트 중 단 한 차례 실수했을 뿐”이라며 “실무자가 실수로 문제의 자막 파일을 송출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실수라 하더라도 협상이 진행 중인데 해당 자막을 써놓았다는 사실부터 말이 안 된다”고 맞받았다.
SBS(034120)는 지난 3일 KT스카이라이프에 공문을 보내 오는 19일까지 재송신료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20일부터 수도권 HD 방송 송출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