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안국약품, `어린이 시럽제` 특허 갈등

[이데일리 문정태 기자] 한미약품과 안국약품이 의약품 특허권과 관련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양측은 법적인 분쟁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안국약품(001540)은 최근 `애니펜 시럽(성분명: 덱시부프로펜)`이라는 어린이용 해열제(일반의약품)를 개발, 시판에 들어갔다.

`애니펜 시럽`은 이 회사가 지난 2001년에 개발해 판매하고 있는 어린이 해열제 `애니펜 정`을 시럽형태로 형태로 만든 의약품이다.

그런데 한미약품(008930)이 `애니펜 시럽`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안국약품이 이 약을 개발하면서 회사의 어린이 해열제 `맥시부펜`의 조성 및 제형 등에 관한 특허를 침해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 한미약품의 어린이 해열제 `맥시부펜`

`덱시부프로펜` 성분의 정제(알약)는 안국약품이 먼저 개발해 출시했지만, 시럽형태의 약은 한미약품이 먼저 개발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멕시부펜은 만 4세 이하 유아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세계 최초의 제품"이라며 "특허가 10년 이상 남아 있는 상황에서 안국약품이 특허를 침해한 것으로 파악돼 이에 대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 4월 안국약품과 위탁제조원인 한국콜마에 경고장을 보내 `애니펜 시럽이 특허를 침해하고 있으므로 제조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안국약품은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한미약품에 전달했다. 

안국약품 관계자는 "애니펜 시럽은 자사가 판매중인 애니펜 정을 시럽형태로 만든 제품일 뿐"이라며 "내부적인 검토에서도 한미약품이 보유한 특허와는 무관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약품의 특허권 침해와는 전혀 무관한 상황이므로, 애니펜 시럽의 판매를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국약품 외에도 10여개의 제약사들이 맥시부펜과 같은 시럽형태의 제품 개발을 진행, 제품화를 눈앞에 두고 있어 특허권을 둘러싼 국내제약사 간의 갈등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