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고용세습을 놓고 사측과 평행선을 달리는 기아 노조가 12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11일 밝혔다. 전날 사측과 14차 본교섭을 진행한 노조가 사측의 제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결렬을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노조는 12~13일, 17~19일 각각 총 8시간, 20일에는 총 12시간 파업할 예정이다. 필수근무자 등 외에는 생산 특근도 거부키로 했다. 필수근무자, 법정근무자, 감시단속적 근무자 외에는 생산특근을 전면 거부하기로 했다. 교섭이 있는 날에는 정산근무를 진행한다.
| 기아 오토랜드 광명.(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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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개 완성차업체 중 현재 유일하게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는 기아 노사는 고용세습을 두고 큰 이견 차를 보이고 있다. 단협 27조 1항은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가족 1인, 정년 퇴직자 및 장기 근속자(25년 이상)의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실상 현대판 음서제라고 비판받는 이 제도는 균등한 취업 기회를 박탈한다는 점에서 고용노동부 역시 단체협약 시정 명령을 내리는 등 해당 조항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기아 노조는 해당 조항의 유지를 주장하며 맞서는 상황이다. 현대차 역시도 비슷한 내용의 조항을 2019년 노사 합의로 없앤 바 있다.
사측은 고용 세습 조항을 삭제하는 대신 5년간 기아 직원 자녀 1000명에게 해외 봉사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기아 주니어 글로벌 봉사단’을 운영하겠다는 방안을 새롭게 제시했다. 여기에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 성과금 400%+1050만원, 전통시장 상품권 25만원 등의 내용을 담은 임금 인상안을 내놨지만 노조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노조는 사측의 해당 조항 삭제 요구를 개악으로 규정하고 “정주영 회장에서 정의선 회장까지 불법 경영 세습부터 처벌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밖에도 노조는 △정년연장 즉각 실시 △신규 인원 추가 △신사업 및 신공장 확대 △복지제도 확대 △주 4일제 도입 등을 요구로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