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여행을 통해 노인으로 변한 캡틴 아메리카(왼쪽)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오른쪽) (사진=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 중 한 장면·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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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미국의 정신을 되찾자(Restore The Soul of America)”는 구호를 앞세운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누리고 46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대선에서 승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포기한 국제사회 리더 자리를 되찾겠다고 공언해온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이끄는 미국은 이전과 달리 보다 적극적으로 국제 이슈에 관여하고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시대 미국은 ‘캡틴 아메리카’로 거듭날 것이란 분석이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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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슬로건에서도 나타나듯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외교안보 분야에서 입장 차이가 확연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4년 전에 이어 “미국을 계속 위대하게”라는 구호를 앞세워 앞으로도 국경장벽을 세우고 동맹에 대해서도 방위비 분담금을 높일 것이라 공언하자, 바이든 후보는 “헛소리는 이제 그만”이라는 구호로 통합과 동맹관계 복원을 약속했다. 이를 두고 미국 외교협회(CFR)는 “두 후보가 외교 정책의 모든 분야에서 대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지우기’를 통해 국제사회 리더십 회복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이 1호 공약으로 지난 4일(현지시간) “취임 첫 날 파리기후협약에 다시 가입하겠다”고 밝힌 게 대표적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이 의무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도록 한 협정 내용이 제조업 기반에 소비대국인 미국에 과도하게 불리하다며 지난 2017년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가 탈퇴한 국제협약과 국제기구 재가입’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버락 오바마 전 정부 때처럼 고립 지향의 자국우선주의에서 탈피해 국제사회와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 재임 후 포기한 세계 경찰 역할도 되찾을 전망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올해 1월 미국의 외교정책 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왜 미국이 다시 리드해야 하는가’라는 글을 기고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을 깔보고 그들의 권위를 약화시켰다고 비판했다.
최근까지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동맹국들이 몇 년 동안 우리를 벗겨 먹고 있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을 향해 방위비 분담금을 늘리라고 압박했다. 반면 바이든 당선인은 방위비 증액은 동맹국을 갈취하는 행위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며 협의를 통해 방위비 협상을 타결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정책에서 탈피해 ‘이민자의 나라’로서 정체성을 다시금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는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이민자에 대해 실시한 ‘무관용’ 정책이 범죄에 가깝다며 맹비난한 바 있다.
2017~2018년 실시한 미국·멕시코 간 불법이민자 단속으로 부모와 헤어진 이민자 자녀들이 수백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바이든 후보는 “반인권적 이민정책을 철폐하고 국경 장벽 설치를 끝내겠다”고 강조했다.
| 7일(현지시간)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단체가 백악관 앞에서 이를 축하하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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