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점은 센텀시티와 함께 `유통명가` 신세계가 올해 추진하고 있는 몇 안되는 핵심사업중 하나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004170) 영등포점이 약 10개월간의 증축공사를 마치고, 내달 중순경 초대형 복합유통단지인 `타임스퀘어` 내에 들어선다. 서울 서남권 공략을 위한 첫발을 내딛는 것이다.
현재 이 지역은 현대백화점(069960) 목동점(매출 6000억원대)과 롯데백화점 영등포점(5000억원대)이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4만3306㎡(1만3060평) 규모인 신(新) 영등포점은 기존점(약 3000평)과 비교해 덩치가 4배 가량 크다. 또 루이뷔통·구찌·까르띠에·티파니·프라다·불가리·페라가모 등 20여개의 명품브랜드도 입점이 예정된 상태다.
신세계 측은 오픈 첫 해 1500억원, 이듬해인 내년 4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특히 3년 내에 현대 목동점을 제치고 서울 서남부권 대표 백화점으로 우뚝서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신세계 관계자는 "최근 백화점 점포가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여서 과거 3000평 가지고는 경쟁이 안 된다고 판단해 경방과 조인하게 됐다"며 "백화점 외에 복합쇼핑몰과 연계한 마케팅을 통해 시너지를 확대하고, 차별화된 MD(상품기획) 등을 통해 고객들에 어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영등포가 교통의 요지인 만큼 상권의 광역화를 꾀할 수 있다"면서 "서울 외에 경기권역까지 상권을 넓히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신세계의 바램이 현실로 이어질 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신세계 영등포점 앞에 놓인 장애물들이 적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
일단, 상권 공략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영등포점이 들어서는 지역은 전통적으로 고소득층보다는 중산층 이하의 고객층이 두텁다. 때문에 고가 브랜드보다는 중저가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이는 명품 전략을 추구하는 신세계와는 간극이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인근 목동이나 여의도쪽 고객들을 유입해야 하는데, 녹록치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다. 실제 목동의 경우 명품 브랜드만 놓고 보면 기존 현대 목동점도 `티파니`와 `까르띠에` 정도를 빼고는 대부분 입점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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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상권 수성(守城)을 위한 경쟁점포의 견제도 부담스럽다. 인근 롯데백화점 영등포점과 비슷한 상권에 있는 현대백화점 목동점 모두 증·개축과 명품 브랜드 확장 등을 통해 이미 `반(反) 신세계` 전선을 구축한 상황이다.
현대 목동점의 경우 매장면적을 롯데 본점 규모로 늘리는 한편, 명품과 영(Young) 매장을 대폭 확대했다. 롯데(롯데쇼핑(023530)) 영등포점 역시 최근 증개축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끝내고, 공사에 들어간 모습이다.
교통 또한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영등포점은 지하철 영등포역(1호선)과 영등포시장역(5호선), 문래역(2호선) 중간에 위치해 있는데다, 이 일대가 주중·주말 할 것 없이 차량 정체와 교통 혼잡이 심한 편이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젊은 고객층의 유입과 차를 가지고 오는 고객들의 불편을 어떤 내용으로 극복할 것인가이다.
신세계 내부도 매출 목표를 당초보다 1000억원 가량 하향 조정한 상태다. 지난해 1월 경방필백화점 위탁경영 발표 당시, 석강 신세계백화점 대표는 영등포점 첫 해 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부산 센텀시티에 이은 또 하나의 야심작 `신세계 영등포점`이 순항의 날갯짓을 펼지, 아니면 가시밭길을 걷게 될지 앞으로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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