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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건강 체질 인데다 가족 중 암 환자도 없어 자신이 암에 걸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한다. "속이 더부룩하고 배변감이 좋지 않았지만 술을 마시는 사람은 으레 그러려니 생각했다"고 했다. 85년 데뷔한 뒤 김씨의 생활은 바쁘고 불규칙함, 그 자체였다. 아침과 점심 식사는 차 안에서 컵라면과 김밥으로 때우기 일쑤였고, 저녁은 1주일에 다섯 번 이상 삼겹살 안주에 소주를 마셨다.
"다음날 스케줄을 취소할 정도로 술을 좋아해 한 번에 소주 5~6병까지도 마셨고, 담배는 서너 갑을 피웠습니다."
드라마와 연극 무대에 등장한 암 환자는 대부분 죽는다. 자신도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그렇게 젊은 나이에 죽는 줄로 생각했다. 그러나 의사는 "적기에 발견했다. 대장암은 '착한 암'이므로 수술만 잘 하면 문제 없다"고 그를 위로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직장을 15㎝ 잘라내는 수술을 받고 3개월간 하루에 수십 번 토해가며 힘든 항암치료를 견뎌냈다.
"원래 성격이 급하고 다혈질이어서 주변사람에게 짜증을 많이 냈어요. '스타 의식'에 젖어 교만하게 굴었던 지난 날이 암을 불러온 게 아닌가 반성도 많이 했어요. 지금은 같은 공연을 해도 느낌이 달라 관객 한 명 한 명, 순간 순간이 모두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생활 태도도 바뀌었다. 입에 물고 다니던 담배를 끊었고, 술은 주치의 허락 하에 아주 가끔 한 두 잔씩만 마신다. 또 운동을 생활화하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대신 계단을 오르내린다. "이렇게만 해도 하루 30분 이상 운동이 된다"고 했다. 또 얼마 전부터 항암 치료를 해준 의사와 정기적으로 스노보드를 즐기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식생활. 그렇게 좋아하던 고기도 1주일에 한번, '직화(直火) 구이'가 아닌 수육으로 먹는다. 또 수술 후 결혼한 17살 어린 부인이 만들어주는 생식도 아침마다 빠짐없이 챙긴다. 각종 과일, 잡곡, 홍삼, 호두, 검은깨 등 10여 가지가 넘는 재료로 만든 생식이다. 배변을 돕기 위해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잊지 않는다.
"건강검진은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을 때 우산 하나 미리 챙겨 나가는 것과 같습니다."
그는 다시 한 번 조기검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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