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북한이 한미 양국의 군사 훈련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한반도에 긴장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멸`·`응징` 등 원색적인 표현을 동원해 경고하면서 한미 양국의 8월 연합 군사 훈련을 앞두고 `강 대 강` 대치 정국이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전승절 69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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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지난 27일 열린 ‘전승절 69주년’ 기념행사 연설을 통해 “남조선군부깡패들이 최근에 내뱉는 분수없는 망발들도 듣고 있으며 미국과 함께 하는 주목할만한 모든 군사적 행동들을 놓침 없이 살피고 있다”면서 “더 이상 윤석열과 그 군사깡패들이 부리는 추태와 객기를 가만히 앉아서 봐줄 수만은 없다”고 밝혔다. 7월 27일은 6.25 정전협정 체결일이지만 북한은 이날을 전쟁 승리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선제타격론’ 등 대북 정책을 겨냥해 “그러한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에 의해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이 같은 긴장 조성 발언은 8월 22일~9월 1일 예정된 후반기 한미 연합훈련에 맞춰 점차 그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미 국방장관은 후반기 연합연습을 확대하기로 합의한바 있다. 일각에선 미국의 군사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은 8월에 있을 대규모 한미 군사훈련을 전후로 일종의 강 대 강의 맞대응 전략을 펼칠 것”이라며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부터 시작해서 (반발)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또한 “핵실험이든 사이버 공격이든 북한은 우리 사회를 흔들 수 있는 수단이 많은데, 결정적으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무언가가 나오면 행동을 할 것”이라면서 “한미 군사 훈련이 그 기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