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은행권의 인사가 최고 권력자와의 관계를 염두에 두고 이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 같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오는 9월 출범할 국민은행(060000)의 지주사 KB금융지주 회장에 황 전 우리금융회장이 내정되면서, 국내 4대 은행 그룹의 최고경영자(CEO) 중 3명이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채워졌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086790) 회장은 이 대통령과 고려대 61학번 경영학과 동기이며 절친한 친구사이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취임한 이팔성 우리금융지주(053000) 회장의 경우 이 대통령의 대학 후배이자 서울시향 대표을 지냈다.
지난해 말 대선 직후 결선 투표에서 막판 열세를 뒤집고 취임에 성공한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이 대통령의 포항 동지상고 5년 후배다.
여기에 이 대통령 후보 시절 대선캠프에서 자문을 맡았던 황 내정자가 KB금융지주 회장으로 부활하면서 신한금융(055550)지주를 제외한 주요 은행권은 모두 이명박 대통령과 관련있는 인사들이 포진하게 됐다.
실제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뿐 아니라 증권, 보험 등 금융권 전체적으로 정권과 관련있는 인물을 승진시키고 영입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제는 MB측근이 있는 회사가 혜택을 받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인물이 없는 회사가 도태될까봐 관련 임원들을 끌어오는 처지가 되고 있다"고 털어놨다.
특히 금융공기업 민영화와 자본시장통합법으로 대규모 지각변동이 예고돼 있는 상황에서 인수합병(M&A)을 원활하게 하기위해서는 정부와의 관계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황영기 내정자는 외환은행(004940) 뿐 아니라 산업은행,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까지 M&A 목표로 삼고 있다. 이팔성 회장의 경우 M&A 객체가 아닌 M&A 주체로 나서겠다고 선언했고 김승유 회장도 M&A를 통한 성장전략을 준비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4대 은행 중 MB정권과 관련없는 곳은 우리 밖에 남지 않은 셈"이라며 "불필요한 논란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각종 정책적인 이슈에서 뒤쳐질까봐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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