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내부에서도 "종신집권 길 안 돼" "역사의 퇴보" 우려 나와

시진핑 장기연임 가능한 개헌 11일 전인대 통과
지식인·문화대혁명 경험자 사이로 반대여론 커져
中 관영언론·관변학자 "시대에 부응하는 개헌"이라며 맞서
  • 등록 2018-03-12 오전 9:24:52

    수정 2018-03-12 오전 9:24:52

[베이징= 이데일리 김인경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임기 제한 없이 국가주석직을 유지할 수 있는 개헌안이 통과되며 중국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시 주석이 마오쩌둥 수준의 권력을 갖추며 문화대혁명과 같은 비극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식인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11일 저명작가 라오구이는 공개성명을 통해 “시 주석은 종신집권길을 결코 걸어선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모가 모두 혁명원로이기도 한 라오구이는 “마오쩌둥의 종신 집권은 개인 독재로 이어졌고 중국을 암흑시대로 몰아넣었다”며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으로 겨우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장쩌민과 후진타오도 이를 알기에 헌법의 임기 규정을 철저하게 지켰다”며 “이를 어기는 것은 역사의 퇴보”라고 주장했다.

물리학자인 허쭤슈 역시 홍콩 언론에 시주석의 장기 집권을 비난하며 “위안스카이는 개헌을 통해 합법적으로 황제의 지위에 올랐지만 결국 사람들의 온갖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허쭤슈는 “개헌은 옳은 일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더 많은 옳은 일을 하려고 하는 사람은 더 큰 과오를 저지르기 마련”이라며 “마오쩌둥 생전에 문화대혁명을 바로잡을 사람이 없었기에 결국 그가 죽고 나서야 바로잡을 수 있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오쩌둥의 비서를 지낸 전 공산당 중앙조직부 상무부부장 리루이 역시 홍콩 매체에 “중국인은 개인숭배의 길로 흐르기 쉬운데 마오쩌둥에 이어 시진핑이 이러한 길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베트남도, 쿠바도 변하는데, 오직 북한과 중국만이 이러한 길을 가려 한다며 “어느 성의 간부도 시진핑을 옹호하지 않는 사람이 없고 신문에는 찬양하는 글뿐이니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다”고 우려했다.

안후이성의 전 검찰관 천량, 반체제 인사 황팡메이 등도 ‘차가 후진하고 있다’(역사가 후퇴하고 있다) 등 개헌을 비판하는 글과 동영상을 올렸다가 구금되기도 했다.

지식인들을 중심으로 시 주석의 장기 집권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는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와 관변학자들은 개헌을 옹호하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인민일보는 개헌안 통과 직후 사설을 통해 “(개헌은) 시대에 부응하는 일”이라며 “시진핑 신시대 사상이 국가 정치와 사회 생활의 지도적인 지위를 확립했다”고 주장했다.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 역시 “개정안은 중국이 새 시대에 어려운 일에 직면했을 때 당 지도력과 감독체계, 인도를 통해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정법대의 리수중 교수는 “문화대혁명 이후 지도자들은 당과 국가의 분리에 초점을 맞췄지만, 당의 영도력 약화와 행정력 저하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반부패 사정 등 당면 과업을 지속해서 추진하기 위해서는 당의 강력한 영도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날(11일) 중국 전인대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제3차 전체회의에서 개헌안 표결을 통해 총 2964표 가운데 찬성 2958표, 반대 2표, 기권 3표, 무효 1표로 ‘국가주석 3연임 금지’ 조항을 폐기한 바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11일 열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3차 전체회의를 지켜보고 있다[AFPB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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