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최하진 대표, 소속 선수들 CCTV 사찰

[이데일리 김경원 기자] 롯데 자이언츠 최하진 대표가 롯데 선수들이 원정 경기 때 묵은 호텔의 폐쇄형텔레비전(CCTV)을 이용해 선수들을 감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심상정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롯데 자이언츠 최 대표가 지난 2014년 3월 3일부터 6일까지 파라다이스 호텔, 로얄 호텔, 노보텔, 스탠포드 호텔, 리베라 호텔 등을 찾아가 새벽 1시부터 오전 7시까지 CCTV 녹화 자료 전달 유무 등을 확인했다.

이들 호텔은 계약조건에 따라 CCTV 기록을 바탕으로 작성한 ‘원정안전 대장’을 작성해 롯데 자이언츠 측에 건네줬다. 원정안전 대장에는 울산 광주 목동 대전 인천 잠실 등 원정 지역에 선수들이 머물렀던 4월부터 6월까지 석 달간 선수들의 외출 시간, 귀가 시간이 기록돼 있다.

심 의원 측은 개인 동선까지 확인해 롯데 자이언츠 쪽에 넘겨줬다면 명백한 범죄행위로 보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해당 녹화 자료를 제공해선 안 되기 때문이다. 또 CCTV 자료를 넘겨받는 조건으로 호텔과 계약을 체결했다면 계약 자체도 민법상 신의칙에 위반한 계약으로서 무효가 되는 셈이다.

무엇보다 위법하게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연봉협상 때 불공정한 협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문제다. 특히 녹화자료 등이 공개될 때 명예훼손 및 초상권 침해에 해당될 수도 있다.

심 의원은 “이러한 위법하고 초법적인 감시행태는 선수들의 인권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구단 측이 선수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선수들의 사생활의 자유와 인권을 침해한 것으로 이는 명백히 중범죄”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