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종원 기자]60대 A씨는 2007년부터 의류업을 하는 B회사에서 해외출장 후 패션 동향을 보고하는 업무를 해왔다. 회사 직원으로 등록된 A씨는 직장가입자로 분류돼 월 14만원 정도의 건강보험료를 내왔다.
그러나 건강보험공단은 A씨를 비상근 근로자 혹은 프리랜서로 판단해 지역가입자로 전환시킨 후 36개월간의 건강보험료 6700만원을 부과했다. 갑작스레 건강보험료 폭탄을 맞은 A씨는 공단을 상대로 ‘직장가입자 자격상실 처분취소’ 소송을 냈다.
이와 관련,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상근 근로자란 날마다 일정한 시간에 출근해 정해진 시간동안 근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근로자를 의미한다”면서 “이와 같이 상근의 형태를 가지지 아니하는 근로자는 비상근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A씨가 회사에 매일 혹은 정기적으로 출근하거나 업무를 하지 않았고 해외출장 중에도 회사에 출장비 등을 요청하거나 지급받은 적이 없는 점을 고려할때 비상근 또는 프리랜서로 활동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A씨를 비상근 근로자로 판단해 지역가입자로 가입하도록 한 건보공단의 조치는 정당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은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자격을 얻는 프리랜서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해 준 판례라고 설명했다. 정기적 출근을 통한 정기적 업무 수행 여부, 사용자의 구체적 지휘ㆍ감독에 따른 업무 수행, 근무일수ㆍ근무장소 등에 대한 제한 등이 없다면 비상근 근로자 또는 이른바 프리랜서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현행 건강보험법상 비상근 근로자와 월 60시간미만 단시간근로자는 직장가입자에서 제외되며 지역가입자 자격으로 변동돼 지역건강보험료를 부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