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수 공정위원장 "4대그룹, 2분기부터 중소기업에 일감 개방"

[이데일리 안재만 정병준 김정남 기자] 김동수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4대그룹 대표와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4대그룹이 상장법인을 중심으로 2분기부터 외부독립기업(중소기업)에 사업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작년 이후 대기업집단의 일감 몰아주기, 내부거래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며 "비판에 대해 기업집단이 실정에 맞게 오해를 풀 건 풀고, 실제 거래관행의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개선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4대그룹은 2분기부터 상장법인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에 사업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다만 양측간 시각 차이가 커 조율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시스템통합(SI)과 광고, 건설, 물류 등의 분야에서 경쟁입찰을 실시하길 원하고 있지만 4대그룹은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그룹 관계자는 "SI와 광고, 물류 등은 내부 전략과도 관계가 있다"며 "현실적으로 좀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순택 삼성그룹 부회장은 "앞으로 잘 하자고 얘기했다"고만 언급했고, 강유식 LG그룹 부회장은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고 짧게 말했다.

공정위는 4대그룹의 모범사례를 모아 하나의 샘플을 만들고 30대그룹이 이를 활용하게끔 할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모범 관행이 효과적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필요에 따라 모니터링을 실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개방은 규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면서도 "다만 모니터링을 실시할 수 있다. 공정한 룰을 만드는 것이 경쟁법인데, 자율적으로 경쟁입찰을 실시하다보면 경쟁법에 저촉하는 사례도 줄어들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4대그룹은 이행 방안을 이날 오후 발표할 예정이다. 주로 협력사에 대한 기술 및 자금지원, 일부사업 분야의 경쟁입찰 제안 등이 주 내용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순택 삼성그룹 부회장, 김용환 현대차(005380) 부회장, 강유식 LG(003550) 부회장, 김영태 SK(003600) 대표이사 사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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