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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철강명가’의 재건을 위해 내건 깃발의 방향과 색깔은 선명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력 없는 신사업은 과감히 접고, 초심으로 돌아가 철강 본원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인적 쇄신이나 조직개편 역시 여기에 초점을 맞춰 성과와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삼고, 군살을 빼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 불황과 수익 감소로 위기에 처한 포스코에 대대적인 혁신, 사업구조 재편의 바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권 회장은 지난 14일 주주총회 직후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 혁신의 밑그림을 소개하며, ‘돌직구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전임 (정준양) 회장께서 꿈과 포부가 많아 현재 수십 개의 사업이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다”면서 “면밀히 검토해 경쟁력과 시장성이 있는지를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확실하게 진입 장벽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업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며 46개 계열사(비금융사 1개 포함)의 대수술을 예고했다.
정 전 회장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포스코는 2009년 36개이던 계열사가 2012년에 70개로 늘었다. 현재 46개로 정리했지만 대부분 성적이 좋지 않다. 철강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부진에다 지난해 신용등급, 주가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포스코의 실적은 2010년을 기점으로 크게 떨어졌다. 2010년 포스코의 연결영업이익은 5조5441억 원에서 2012년 3조6531억 원으로 크게 감소했고 영업이익률도 11.6%에서 5.7%로 줄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80.1%에서 86.8%로 늘었고 차입금의존도도 30.5%에서 31.5%로 늘어나는 등 재무건전성도 나빠졌다.
핵심인 철강사업 강화와 비수익사업의 퇴출을 기본으로 하는 ‘투트랙’ 전략이다. 재무구조 개선 측면에서는 비수익사업은 퇴출시키고, 상장이나 보유지분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권 회장은 “포스코는 많은 자산을 갖고 있으며 그중 상장하지 않은 계열사들을 기업공개(IPO)하고, 포스코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도록 해 재무·전략 투자자들을 유치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고 제시했다.
대신 신성장동력과 관련해선 M&A 등을 통해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권 회장은 “미래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리튬과 니켈 등 원천소재와 연료전지, 청정석탄화학 등 청정에너지 사업에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또 “(석탄을 통해 합성천연가스를 채취하는) 클린콜(SNG) 사업의 경우 광양에 공장을 짓고 있고, 미래 청정에너지 사업으로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중요한 사업”이라며 “어느 정도 터를 잡고 경쟁력을 갖추면 대한민국 뿐 아니라 해외에도 진출하고 M&A도 추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위기에 처한 포스코가 수익성 강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건 바른 판단이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다만 ‘권오준호’가 정 전회장 체제에 이어 외부인사 영입 없이 내부인사들로만 경영진을 꾸린 점은 혁신의 기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연구·개발(R&D)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권 회장이 내부 조직을 제대로 장악하는 지를 좀 지켜봐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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