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공급가격 할인 방식으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을 인하한 일부 정유사들이 최근 국제 석유제품 가격의 인하 요인이 발생했는데도 국내 공급가격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이 소비자들과 약속한 할인 조치 기한이 끝나기도 전에 가격을 슬금슬금 올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국내 휘발유 가격과 1~2주 시차를 두고 연동되는 싱가포르 국제 휘발유 제품 가격은 지난 6월 셋째주 전주대비 리터(ℓ)당 3.86원(0.47%) 하락했다. 그러나 6월 넷째주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공급가격(세전 기준)은 각각 6.29원, 11.89원 상승했다. 같은 기간 SK에너지와 S-Oil(010950) 공급가격은 4.29원, 1.02원 하락했다.
국제 제품 가격과 국내 제품 가격이 정확히 1주 시차를 두고 연동되는 것은 아니지만 동일한 시장 여건 하에서 SK에너지와 S-Oil은 가격을 내렸는데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만 가격을 올렸다는 점에서 먼저 인상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국내 공급가격에는 국내 수급 상황도 반영된다"며 "최근 국내 수급이 타이트해져 공급가격을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의 공급가격 격차는 5월 첫째주 ℓ당 85.16원까지 확대됐다가 6월 넷째주 34.87원으로 축소됐다.
이에 따라 SK에너지는 할인 조치 종료 이후 가격을 단계적으로 환원하라는 정부의 압박에서 어느정도 자유로워질 전망이다.
최근 GS칼텍스가 공급가격의 단계적 인상 방침을 밝혔으나 SK에너지는 신용카드사와의 계약기간 만료, 시스템 재구축 등의 문제로 예정대로 할인 조치를 종료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에 대해 전날 김정관 지식경제부 2차관은 기자간담회에서 "SK에너지는 카드 할인을 종료하고 공급가격을 인하하는 방식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SK에너지에 기름값의 단계적 환원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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