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 연기금을 비롯해 주요 기관투자자들은 헤지펀드 시장 동향을 관심있게 지켜보며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돈을 맡아 직접 굴려야 하는 곳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 우정사업본부 앞장선다..2000억 투자 결정
가장 적극적인 곳은 우정사업본부다.
우정사업본부는 한국투신운용을 통해 국내에 재간접펀드를 설정키로 하고, 복수의 해외 헤지펀드 운용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현재 공고절차를 걸쳐 제안접수를 받고 있다"면서 "50개가 훨씬 넘는 글로벌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제안서를 접수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선정된 운용사들의 헤지펀드는 한데 모아 재간접펀드에 넣을 예정이다. 최대 2000억원까지 집행할 예정으로, 추후 자금집행은 시장 상황과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 정도 등을 살펴 결정할 계획이다.
이미 상당한 자금을 헤지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곳들도 있다.
한국투자공사(KIC)는 지난 2009년부터 포트폴리오에 헤지펀드를 넣었다. 업계에선 KIC도 우정사업본부와 비슷한 규모로 헤지펀드에 넣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학연금 역시 재간접 형태로 500억원 정도를 헤지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올해 계획 중인 해외투자 1000억원 중 헤지펀드에 대한 추가 투자는 검토 중이다. 사학연금 관계자는 "어느 정도 금액을 더 넣어야 할지, 국내 운용사를 선정해야 할지 등에 대해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실무자선에서 검토하는 과정을 밟고 있는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위원회를 통해 승인을 얻게 되면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 증권업계 "이 날을 기다려왔다"..조직개편 `속속`
증권업계는 이제야 기다리던 때가 왔다는 분위기다. 전세계적으로 헤지펀드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는 데다 국내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가 맞물려 국내 판도를 짜갈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분위기다.
업계에서 가장 적극 나서는 곳으로 꼽히는 미래에셋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은 지난 3년간 꾸준히 준비해왔다는 자부심을 드러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I운용본부를 신설했다. 단순히 국내외 투자로 나누던 인식 자체를 직접투자와 대안투자로 바꾼 것. 금융위기 당시 입지가 좁아진 업계의 헤지펀드 전문가들을 모두 흡수해 AI운용본부의 핵심멤버로 키웠다.
싱가폴 현지법인을 통해 헤지펀드를 직접 운용하고 있는 우리투자증권은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그룹으로 팀을 꾸리고 PT 진행 및 국내외 헤지펀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증시 큰손인 연기금들 뿐만 아니라 각 대학발전기금 같은 특수한 성격의 자금들도 적극적으로 흡수하기 위해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밖에 한국투자증권, 우리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등은 AI인력충원과 재간접펀드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많은 증권사와 운용사들이 헤지펀드 시장에 대한 기대로 몸과 마음이 바빠졌다"면서 "하지만 직접운용이 금지돼 있는 만큼 펀드 선별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저한 준비없이 무작정 뛰어들게 되면 시장이 자리잡기도 전에 부작용을 먼저 낳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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