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인공지능(AI) 시장을 이끄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AI 메모리 선봉에 선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들이 내년 초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5’ 행사장에서 회동할지 전 세계 IT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두 거물이 AI 반도체로 뭉친 ‘SK하이닉스-엔비디아-TSMC’ 삼각동맹의 돈독함을 꾸준히 과시한 만큼 공개적인 만남 가능성도 작지 않아 보인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4월24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엔비디아 본사에서 만난 모습.(사진=최태원 SK그룹 회장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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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내달 7일(현지시간) 개막하는 ‘CES 2025’ 참가 일정을 검토하고 있다. 최 회장이 미국 출장을 확정한다면 3년 연속 행사장을 찾는 셈이다. 특히 내년 행사에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참석이 불투명해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SK그룹, LG그룹 총수 중에선 유일한 참석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동시에 황 CEO도 지난 2019년 이후 6년 만에 CES 기조연설에 나선다. 이 때문에 IT업계에서는 이들의 만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K하이닉스(000660)는 엔비디아 그래픽저장장치(GPU)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독점 공급하며 엔비디아의 최대 고객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동안 최 회장과 황 CEO는 사업 논의를 위한 회동은 물론이고 각종 기업 행사에서 지원사격을 하는 등 ‘AI 동맹’을 과시해 왔다. 최 회장이 지난 4월 미국 출장에서 황 CEO와 만난 사진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했던 게 대표적이다. 최 회장은 지난달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황 CEO와 일화를 공개하면서 “황 CEO는 뼛속까지 엔지니어인데 ‘빨리빨리’를 강조해서 한국 사람 같다”며 “6세대 HBM4 일정을 6개월 당겨달라고 요청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HBM4 공급 일정을 앞당긴 사실을 공개하며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1월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4’에서 동영상을 통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사진=조민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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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CEO는 당시 AI 서밋 행사에 참석하진 않았지만 영상을 통해 SK하이닉스에 힘을 불어넣었다. 황 CEO는 영상 메시지에서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가 함께 한 HBM 메모리 덕분에 ‘무어의 법칙’(반도체 집적도가 2년마다 2배가 된다는 이론)을 뛰어넘는 진보를 지속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이번 CES 2025에서 가장 주력하고 있는 ‘AI’를 주제로 행사 부스를 마련한다. SK하이닉스 측에서는 곽노정 사장 등 경영진들이 총출동하고, DDR5 D램과 HBM3E 16단 등 최첨단 D램 제품들을 전시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5세대 HBM 제품인 HBM3E 8단 제품을 업계 최초로 납품한 데 이어 최근 12단 제품을 처음으로 양산하고 있다.
업계에선 황 CEO와 최 회장의 만남이 공개적으로 이뤄지지 않더라도, 사업 논의를 위해 SK하이닉스 관계자들을 대동해 비공개로 만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 회장과 황 CEO이 만날 가능성이 크지만 공개 일정으로 만날진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