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에 가면 눈과 귀 즐겁네

[조선일보 제공] 충청북도 영동의 산세는 그리 험하지도 높지도 않다. 그러나 안으로 품은 때 묻지 않은 자연경관과 숨이 막힐 듯 한 원시림의 향기는 여행의 운치를 느끼기에 그만이다.

1. 전설이 살아 숨쉬는 반야사와 문수전

반야사에서 바라본 백화산 기슭에는 수 천년 동안 흘러내린 파쇄석이 산허리에 쌓여 자연스럽게 형성된 호랑이 형상이 있다. 높이는 무려 80m이며 길이 또한 300m로 호랑이의 머리부터 꼬리까지의 장엄한 형상이 마치 반야사를 배에 품은 듯하다.

반야사는 아담한 절로 마당에는 무학대사가 꽂아 둔 지팡이가 둘로 쪼개졌다는 500년 된 배롱나무가 있다. 껍질 하나 없이 속살을 드러낸 아름드리 고목에서 붉은 빛 꽃이 피어 100일 동안 물결을 이루는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인적이 드문 한적한 길을 따라 200m 정도를 더 올라가면 문수보살의 안내로 세조가 몸을 씻고 피부병이 나았다는 영천이 눈앞에 펼쳐진다. 영천 위로는 백화산 절벽 위에 아찔하게 자리한 문수전이 절벽아래의 빼어난 풍광을 고즈넉이 굽어보고 있다.

세조와 문수보살의 전설이 생생하게 서려있는 반야사와 문수전. 잠시나마 도심의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의 여유를 찾고자 하는 여행객에게는 피할 수 없는 유혹이 된다.

2. 우리 가락의 진수 ‘난계국악’과의 만남

난계국악박물관

충북 영동에 있는 난계박물관은 우리나라 3대 악성중 하나인 난계박연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전승, 계승하기 위해 지난 2001년 개관했다.

박물관 1층은 국악에 대한 자료를 전시한 국악실과 난계박연의 업적을 전시한 난계실로 구분된다. 국악실에는 가야금을 비롯한 현악기 14종과 타악기 37종, 관악기 19종 등 100여 종의 국악기와 국악 의상이 전시되어 있다. 난계실에는 난계의 삶과 업적을 그래픽과 디오라마로 연출했으며 ‘세종실록’, ‘대악후보’, ‘악학궤범’ 등 국악 관련 고문서와 12인의 명인명창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곳에서 소장하고 있는 음반과 영상물은 1910년대부터 2000년도에 이르기까지의 판소리, 민요, 기악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한 유명 국악인들의 소리와 연주, 공연 등이 담겨져 있어 국악을 이해하는데 소중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입장료 어른 500원, 청소년 및 군인 300원, 어린이 200원 관람시간 9시~18시 문의 043-742-8843

국악기제작촌

충북 영동의 국악기제작촌에서는 국악기에 대해 익숙하지 않아도 혹은 전혀 알지 못해도 우리의 소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국악기를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현악기와 타악기공방 그리고 작업실을 갖춘 국악기제작촌은 가야금, 거문고, 아쟁, 해금 등을 생산하며 국악기 제작방법을 전승·보존하고 있다.

국악기제작촌의 한 장인은 “장구는 어떤 가죽을 쓰느냐에 따라 소리가 다르며 또 같은 가죽을 쓰더라도 기름을 빼는 양에 따라 소리가 달라진다”며 “부전에 의해서도 소리가 달라지는 장구를 보면 서양 사람들은 참 신기해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곳에서는 국악을 알리기 위한 방안으로 일반인들에게도 악기를 만드는 제작과정을 관람할 수 있게 하고 있으며 전 과정을 직접 체험 할 수도 있다. 장구만들기 1만원, 솟대만들기 5000원 악기제작 관람 가능 시간 9~18시 문의 043-742-7288

난계국악기체험전수관

난계국악기체험전수관은 전체적인 건물의 모양이 가야금 형상이며 바깥의 전등은 대금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2006년 문을 연 전수관은 지상 3층, 지하 1층의 건물로 공연장과 2개의 체험 전수실, 영상세미나실, 개인연습실, 관광상품매장 등 부대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다.

체험전수실에는 악기와 의상이 모두 구비돼 있어 별도로 챙겨오지 않아도 된다. 또한 10시부터 17시까지는 전문강사에게 해금, 가야금, 대금, 단소 등을 무료로 배울 수 있어 매력적이다. 국악기 체험코너에서는 터치스크린을 통해 8가지 종류의 국악기 음정을 들을 수 있어 악기에 대한 감각을 기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체험관은 4인 기준 일일 2만원이며 체험전수실 3만원과 공연장 5만원은 별도다. 문의 043-740-3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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