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공식 석상서 中에 종교 제한 완화 촉구…"이례적"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몽골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종교 활동의 제한을 두고 있는 중국을 향해 종교의 자유를 강조했다.

3일 몽골 울란바토르 대초원 경기장에서 미사에 참석한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AFP)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열린 휴일 미사에서 “이 자리를 빌려 고귀한 중국인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중국 가톨릭 신자들은 좋은 크리스천과 좋은 시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현 홍콩 주교인 스티븐 차우 추기경과 전임자인 존 통 혼 추기경을 재단으로 이끌어 손을 맞잡고 “모든 중국 국민이 최선을 다해 앞으로 나아가고 항상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교황이 몽골에서 나흘 간 머물며 중국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좋은 크리스천, 좋은 시민’은 바티칸이 공산 국가를 향해 가톨릭 신자들에게 더 많은 자유를 부여하면 국가의 사회적·경제적 진보에 도움이 된다고 설득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바티칸은 지난 7월 베트남이 교황청 대표부의 설립을 승인할 당시에도 이 문구를 인용했다.

교황은 전날에도 “가톨릭 교회는 정치적 의제가 없기때문에 가톨릭 교회를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를 두고 CNN방송은 “교황이 중국의 종교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보기 드문 사례”라고 평가했다.

홍콩 주교가 40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이날 미사에 참석한 것과 달리 중국 본토의 주교는 참석하지 않았다. 중국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은 가톨릭을 포함해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지만, 공산당의 통제 하에서만 종교 활동이 가능하다. 포교와 온라인 종교 활동, 종교 단체 조직 등은 큰 제한을 받는다. 공식적으로 중국 내 가톨릭 신자는 600만명으로 집계됐지만, 중국 정부의 감시를 피해 신앙 활동을 하는 신자들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연방기관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지난 5월 중국을 종교자유 특별우려국(CPC)으로 지정할 것을 미 정부에 권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