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式 보호무역’ 강화…자동차株 괜찮을까

트럼프 美대통령 취임 후 자동차, 부품주 급락
한·미 FTA 재협상될 경우 직·간접적 손실 우려
해외공장 다변화, 저평가된 부분 오히려 기회
  • 등록 2017-01-27 오후 4:00:04

    수정 2017-01-27 오후 4:00:04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지난 20일 미국 45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 도덜드 트럼프가 이후 보호무역주의 강화 행보를 이어가면서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코스피시장에선 자동차 관련 주(株)가 약세인 가운데 올 1분기까지 불투명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자국 우선에 기반한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해온 트럼트는 취임 직후인 22일(현지시간)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 추진 의사를 밝힌 데 이어 24일에는 TPP(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탈퇴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다음날인 25일에는 멕시코와의 국경장벽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미국 제품 구매, 미국인 고용원칙을 제시하며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행보를 시작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칼날은 중국, 멕시코 등 미국 수출 흑자 비중이 높은 국가들을 향해 있지만,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식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상무장관 후보로 지명된 윌버 로스는 대선 캠프 정책보고서에서 한·미 FTA로 9만 5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서술한 바 있다”고 전했다.

2012년 3월 15일 발효된 한·미 FTA는 상품과 무역규제, 투자, 서비스, 지적재사권, 정부조달 등 무역관련 제반 분야를 망라하는 포괄적 FTA다. 우리나라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등 제조업 상품에 대한 관세 인하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한·미 FTA 체결 후 미국의 우리나라에 대한 상품수지 적자폭은 지속적으로 커져 지난해는 2830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두 나라가 한·미 FTA 재협상에 들어갈 경우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되는 업종은 자동차와 부품 관련주다. 현재 현대차그룹에서 생산하고 있는 자동차 800만대 중 미국 수출 물량은 75만대다. 이 중 한국에서 직수출 물량이 70만대, 멕시코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물량이 5만대다. 현재 기아차는 멕시코 공장에서 총 300만대 중 30만대를 생산해 내고 있다.

이미 자동차 관련 주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현대차(005380)는 지난 26일 종가 기준 14만 2500원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 20일 이후 6.86% 하락했다. 기아차(000270)도 같은 기간 5.03% 떨어졌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현대위아(011210), 서연이화(200880)도 하락률이 각각 9.53%, 3.57%에 이른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강화로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수출품목에 관세 10% 이상 부과할 경우 멕시코 생산·미국 수출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며 “이 경우 기아차는 올해 4분기부터 연간 매출의 5~10% 가량이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운송도 부정적인 업종으로 꼽힌다. 이 중에서도 컨테이너, 벌크, 육운, 항공순으로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간 물동량 감소가 기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고, 특히 북미향 매출 비중이 높은 컨테이너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자동차 부품주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위아는 멕시코공장에서 가능매출액이 4000억원으로, 매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우려로 자동차 주가 약세지만,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며 “현대·기아차는 해외공장 동반진출로 생산지가 다변화돼 있고, 부품사인 모비스, 서연이화, 화신 등은 밸류에이션이 낮은 만큼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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