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비리 파문]'신고리 3·4호기' 안전성 또 논란..원전수출 '빨간불'

원안위 또다른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정황 포착
같은 기종인 UAE 수출 원전 차질 불가피할 듯
  • 등록 2013-06-06 오후 4:36:41

    수정 2013-06-06 오후 5:40:04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원전비리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국내 원전의 해외수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원자로와 동일 모델인 신고리 3·4호기의 또 다른 부품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정황이 이미 포착됐고 위조된 시험성적서를 발급한 새한티이피는 요르단에 수출하는 연구용 원자로 부품 검증에도 참여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최근 새한티이피가 발급한 신고리 3·4호기의 또 다른 부품의 시험성적서에서 위조 정황이 드러나 사실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원전 부품 성적서 위조 파문을 일으킨 새한티이피가 이미 알려진 JS전선 제품 외에도 우진으로부터 납품받아 두산중공업이 한수원에 공급한 IHA 케이블의 검증 결과까지 위조한 정황이 검찰 수사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사실로 확인될 경우 원전 수출에도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신고리 3호기는 UAE에 수출한 원전과 같은 APR1400 모델로 수출규모만 200억달러에 이른다. 한국수력원자력은일단 신고리 3호기에 사용된 부품과 UAE 원전에 사용된 부품은 다르다며 선을 그었지만, 이번에 다른 부품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해 UAE에서 문제를 제기할 경우 신뢰도 추락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요르단과학기술대학교 캠퍼스 안 5㎿급 연구용 원자로 건설사업에 새한티이피가 원자로 부품 검증사로 참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업계는 해외 원전 사업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UAE 원전 사업을 추진 중인 한국전력 관계자는 “위조된 시험성적서 문제가 불거진 새한티이피와 검증 계약을 맺은 사실은 있지만, 여기서 검증한 부품이 아직 납품되지는 않았다”며 “곧 안전성 검증 기관을 미국 등과 같은 해외 기관으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파문을 잠재우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지난 5일 베트남 산업무역부 관계자들과 베트남 원전건설을 위한 예비 타당성 조사 협약서를 체결하면서 원전 수출에 차질이 없다고 공언했다.

예비타당성조사는 원전개발을 위해 베트남 현행법에서 정한 첫 번째 공식 절차다. 앞으로 18개월 동안 베트남 원전 종합계획, 건설부지, 원전노형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와 검토가 진행된다.

강성천 산업부 원전산업정책관은 “철저한 조사와 제도 개선을 통해 한국형 원전의 안전성과 신뢰도를 높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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