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 개정안으로 관련 규제가 풀리면서 국내에서도 2년내 본격적인 헤지펀드 시대가 열리게 됐다. 헤지펀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금융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금융업계, 재간접 형태로 운용..`트랙레코드 쌓자`
현재 판매되는 헤지펀드형 상품은 대부분 `외국산`이다. 해외에서 운용되고 있는 헤지펀드를 그대로 국내에 들여와 파는 `사모 재간접 헤지펀드(Fund of Hedge Fund)`를 지닌다.
직접 만들지도 운용하지도 않는 상품이라도 팔겠다고 내놓는 것은 자산관리 실적(track record)를 쌓기 위해서다. 국내에 헤지펀드 운용이 본격화할 경우 관련 상품을 잘 관리해온 판매사로 이름을 내걸 수 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증권사들이 당분간 재간접 헤지펀드 판매(distribution)에 초점을 맞추고 트랙레코드를 쌓으면서 체력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며 "헤지펀드 고객이 될 고액자산가들의 풀(pool)을 선점하려고 경쟁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영국의 맨 인베스트먼트(Man Investments)와 제휴를 맺었고, 대우증권은 미국 헤지펀드 운용사인 밀레니엄파트너스과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해 재간접 상품을 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헤지펀드의 특화된 운용전략을 활용한 `한국투자사모글로벌스타(STAR)` 펀드를 내놨다.
특히 최근에는 일부 대형사들이 해외 헤지펀드를 여러개 조합한 재간접 헤지펀드를 들여와 사모로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TA는 헤지펀드 전략 중에도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운용방법"이라며 "헤지펀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 점차 공격적인 전략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헤지펀드 시장 `선점 나선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특정 자산으로 투자 대상을 한정 짓는 규제가 없어지면서 가장 큰 걸림돌이 제거됐다"고 평가했다.
인수합병(M&A) 등을 투자기회로 활용하는 이벤트 드리븐(Event-Driven) 전략도 가능해진다.
자격 조건만 되면 투자자문사나 증권사들도 헤지펀드를 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점도 국내 헤지펀드 시장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헤지펀드의 핵심 투자 전략 중 하나인 `롱숏((Long Short)` 을 활용한 상품이 다양하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뿐만 아니라 자문사들도 절대수익추구형 운용 스타일을 개발해 헤지펀드 설립 허용 이후를 준비하고 있는 이유다.
네이키드(Naked) 공매도를 활용한 롱숏 전략을 구사할 줄 아는 국내 자산운용사는 현재 트러스톤자산운용이 유일하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공매도와 차입거래 중심의 운용을 하고 있다.
류희석 대우증권 상품전략본부 AI파트 부장은 "지금부터 얼마나 적극적으로 준비하는지가 향후 승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해당 펀드의 매니저나 리서치 인력 등의 능력에 따라 헤지펀드의 수익률이 크게 차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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