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아이폰에 대적할 야심작인 스마트폰 '갤럭시A'를 출시했던 지난 27일. 한 트위터 사용자가 '쇼옴니아폰의 업데이트’를 호소하며 올린 글이다.
쇼옴니아폰은 지난 22일 KT 이석채 회장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이라고 지칭해 이른바 '서자(庶子)'폰으로 유명해진 바로 그 휴대전화다.
이 회장의 발언은 지난해 말 KT가 아이폰을 국내에 들여오면서 시작된 삼성전자와 KT의 갈등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표현이었다.
KT는 삼성전자가 SK텔레콤을 통해 출시한 T옴니아2 등 다른 옴니아 시리즈에 비해 적은 보조금을 쇼옴니아에 지급한 점, 운영체제 업데이트 서비스에서도 쇼옴니아만 제외시킨 점 등을 들어 삼성전자에 서운한 감정을 갖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SK텔레콤의 T옴니아2는 50만대 이상 판매됐지만 KT의 쇼옴니아는 4만대 남짓 팔리는 수준에 그쳤다.
그런데 두 대기업의 팽팽한 알력이 어떻게 전개되든 소비자들에게는 사실 큰 관심 사안이 아니다. 정작 큰 문제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진다’는 데 있다.
가뜩이나 적은 보조금 탓에 T옴니아2와 같은 기종임에도 비싼 값을 치러가며 쇼옴니아를 구입했던 고객들은 운영체제 업데이트 서비스에서 소외된 점에 대해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다.
스마트폰에 있어 운영체제 업데이트란 그 단말기의 '생명'과도 같기 때문이다.
애플은 3년전에 출시된 1세대 아이폰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고객은 “스마트폰의 업데이트는 가전제품의 애프터서비스(After Service)와 같은 것”이라며 “누구는 A/S를 받고 누구는 못받는다면 고객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 2개월여동안 업데이트를 요구하다 지친 일부 고객들은 “다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구입하지 않겠다”면서 “삼성은 4만여명의 고객들을 잃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다면 쇼옴니아폰 구매 고객들의 불만에도 귀를 기울여야 했다. 삼성전자는 그 어떤 기업보다 A/S를 중시하는 기업으로 인식돼 왔기 때문이다. 아무리 적은 수의 고객이라 할지라도 팔아놓고 "나 몰라라"해서는 그 위상에 걸맞지 않는다.
현대 행동경제학에서는 ‘공정성’이라는 변수를 중시한다. 똑같은 돈을 내고도 다른 이들보다 소홀한 대접을 받는다면 그 어떤 경우보다도 ‘소비자들의 분노’가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을 잡기 위해 신제품 출시에만 몰두하다가 정작 소중한 고객들을 잃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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