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코로나 사재기' 열풍에 韓은 단 3일…이유 있었다

  • 등록 2020-04-10 오전 8:52:59

    수정 2020-04-10 오전 8:52:59

(사진=AFPBNews)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팬데믹(세계적 유행병)으로 전 세계에서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는 가운데 한국은 이상하리만큼 평온하다. 이처럼 ‘싹쓸이’를 막아준 일등공신은 전 세계에서 가장 촘촘한 것으로 정평이 난 우리나라의 배송망과 택배 시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역시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초반에 사재기 조짐이 일부 나타났지만, 안정적인 배송을 시작하면서 평시 수준으로 회복됐다.

지난 9일 CJ 대한통운에 따르면 코로나19 31번 확진자가 발생한 2월18일 이후 생수와 라면 등 이른바 사재기 용품(긴급물품) 주문이 3일간(2월21일~23일) 급증했다가 이후 안정세를 보였다.

61세 여성인 31번 환자는 신천지 교인으로 지난 2월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이를 기점으로 대구·경북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불안감에 생필품 사재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사태 초기 밀려드는 주문으로 인해 배송이 지연되는 일이 발생했지만, 곧바로 안정적인 배송이 이어지면서 품귀현상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나라와 확연히 대비되는 상황이다. 현재도 미국과 영국, 유럽 등 선진국들에서조차 사재기가 극성이다. 물론 일본과 홍콩 등도 예외는 아니다.

이에 대형마트는 노인과 임산부 등 노약자만 마트를 이용할 수 있는 별도의 시간을 설정해 운영하기도 한다.

이처럼 미국이나 일본 등 온라인쇼핑이 발달한 국가에서도 사재기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택배(배송) 시스템을 요인으로 들 수 있냐는 반론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택배망의 촘촘함은 다르다. 여기에 지금은 새벽 배송까지 일반화되면서 당일 배송시스템을 넘어 반나절 배송 등 배송 시스템은 갈수록 더 진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CJ 대한통운 관계자는 “2월3주차 주말부터 주문량이 크게 늘었지만 물품 배송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는 점을 확인한 소비자들이 빠르게 안정감을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에도 오프라인 사재기도 없었다. 비상물품은 줄어드는 대신 일상적인 물품에 대한 온라인 쇼핑이 늘었다는 점은 ‘택배가 사제기를 막았다’는 분석을 뒷받침하는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특히 3월부터는 생필품이 아닌 일상생활에 쓰는 ‘집콕’ 용품 소비가 늘어났다.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고 직장인들의 재택근무를 시작하면서 집콕족들이 늘어났기 때문.

관계자는 “일상생활을 유지하는데 택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직접 확인하면서 택배를 생활기간산업으로 인식하는 국민들도 늘어나고 있다”며 “택배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물류 빅데이터 정보로 세밀한 트렌드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국가비 유튜브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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