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없이 가깝고 천가지 재미가 있어 즐겁다

[당일치기 여행] - 부천
실내라 포근한 식물원엔 이미 봄이 왔고
만화·유럽자기 등 온갖 박물관도 다 구경했다
  • 등록 2008-01-31 오전 11:11:00

    수정 2008-01-31 오전 11:11:00

[조선일보 제공] 설경과 눈보라 감상도 하고 싶고 겨울바다로 달려가고도 싶다. 그러나 살을 파고드는 찬 바람이 두렵고 빙판길 운전이 겁난다. 지금, 그런 고민에 빠져 주말나들이가 두렵다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실내 여행지로 눈을 돌려보자.

전철과 버스를 타고 부천식물원과 자연생태박물관, 한국만화박물관과 부천교육박물관 등을 둘러보다 보면 찬 바람 위로 얼굴을 내밀었던 겨울 해가 금방 지고 만다.

10:30 부천식물원에서 만나는 겨울 속의 봄

2월 4일은 입춘, 벌써 봄 소식이 그리워진다. 부천식물원은 겨울에도 봄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곳이다. 경인선 역곡역, 소사역, 송내역 등에서 버스를 타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식물의 종류가 많아 관심을 갖고 꼼꼼히 둘러보다 보면 풀과 나무 공부 한번 제대로 해볼 수 있겠다. 2006년 11월 20일에 개관, 아직은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아 지나치게 북적이지도 않는다. 전시식물은 총 300여 종에 달한다.

▲ 식물원… 한겨울에도 봄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부천 식물원.

차가운 바깥 날씨와는 반대로 훈기가 감도는 부천식물원 안으로 들어서면 중앙정원에 키가 큰 워싱턴야자나무 세 그루가 유리 온실 천정을 찌를 듯 솟아있는 게 눈에 들어온다. 그 주변으로 '재미있는 식물관' '수생(水生)식물관' '아열대식물관' '다육(多肉) 식물관' '자생(自生)식물관'이 빙 둘러가며 배치돼 있다. 자녀들과 함께 떠난 나들이라면 다섯 개 식물관 관람 외에 1층의 식물전시관, 2층의 식물체험관도 꼼꼼히 살펴보도록 한다. 식물의 진화와 화석, 식물과 의식주의 관계, 한국의 특산식물, 세계의 나라꽃, 재미있는 식물이야기 등 학습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부천식물원에 갔다면 식물원 바로 뒤편에 자리잡은 '자연생태박물관'도 놓치기 아깝다. 곤충의 생태, 한반도에 서식하는 각종 민물고기, 공룡의 모형과 화석 등을 전시해놓고 있다. 3층의 영상관에서는 '트리 로보' (나무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15분)와 '숲이야기'(담뱃불로 인한 산불 때문에 곤충들이 겪는 애환을 담은 영화·15분)라는 짧은 영상물 2편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30분 간격으로 상영한다.

12:00 동태탕 먹을까 청국장 먹을까

식물원에서 나와 계남주유소 앞을 지나 나오는 까치울사거리에 식당이 많아 입맛에 맞는 대로 고를 수가 있다. 식물원에서 사거리까지는 걸어서 5분 정도 걸린다. 작동동태탕(032-683-8585)의 주요 메뉴는 동태탕(5000원), 동태내장탕(6000원), 동태머리내장탕(7000원), 동태전골(2만~2만5000원) 등. 탕 요리에 무와 콩나물을 함께 넣어 끓여내기 때문에 매콤하면서 시원한 맛을 동시에 살린다. 까치울설렁탕(032-674-3131), 원주추어탕(032-671-5200), 일미청국장(032-674-9932) 등도 깔끔하다. 

▲ 한국만화박물관… 한국만화박물관에선 어린 시절 골목길의 "만화 가게"를 다시 만날 수 있다.

14:00 한국만화박물관 관람

점심식사 후에는 부천종합운동장 탐방을 시작한다. 이 운동장의 스탠드 아래에는 한국만화박물관을 비롯해 부천교육박물관, 유럽자기박물관, 수석박물관, 활 박물관 등 5개의 박물관이 몰려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단연 한국만화박물관이다.

박물관 안에서는 어른도, 아이도 모두 동심으로 돌아가서 흥분에 빠져든다. 자료관, 전시실, 체험관 등을 한 바퀴 돌아보는 시간이 그렇게 빨리 지나갈 수가 없다. 자료관은 만화의 역사, 우리 만화 연대기, 희귀만화책, 만화제작과정, 초창기 주요 작가, 장르로 보는 우리만화 등으로 꾸며졌다.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가들의 약력과 대표작 등을 찾아보다 보면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엔…"이라는 '회고담'이 절로 나온다.

체험관에서는 2월 1일부터 '스노우볼'이라는 제목의 3D입체 애니메이션(남극을 배경으로 펭귄과 물개가 공 쟁탈전을 벌인다·15분)을 관람할 수 있고 만화열람실에서는 책장에 가득 꽂힌 만화책들이 유혹을 한다. 입맛대로 골라 느릿느릿 봐도 뭐라 하는 이가 없다. 백열등이 빛을 발하고 연탄난로가 타오르는 1970년대식 '만화 가게방' 모형은 추억의 풍경이다. 아이와 함께라면 둘리, 고길동, 도우너, 영희 등 '아기공룡 둘리' 가족과의 기념 촬영도 좋은 추억이 된다. 4칸 만화 그리기, 이야기 캐릭터북 만들기, 캐릭터 단추 만들기, 캐릭터 액자 만들기, 양초 마스코트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도 많다. 참가비 1000~2500원.

시간 여유가 있다면 부천교육박물관에 살짝 들렀다 돌아가자. 1960~70년대의 교실 모습과 80년대의 공부방 모습이 재현돼있는가 하면 교과서, 학습참고서, 상장, 학용품 등의 자료와 옛날 책들을 시대별로 전시해 우리나라 교육의 변천사를 만나볼 수 있다. 역시 종합운동장 안에 있는 유럽자기박물관, 부천수석박물관, 부천활박물관 등을 바지런히 둘러볼 예정이라면 일일이 표를 구입하는 대신 통합관람권(만화박물관 제외하고 어른 2500원 중·고생 1800원 어린이 1300원)을 살 것. 지출이 반으로 줄어든다.



대중교통으로: 부천식물원까지_ 경인선 역곡역 2번 출구에서 5, 23-5, 013-1, 017, 95-1번 버스, 소사역에서 9, 56번 버스, 송내역에서 700번 버스 이용.

한국만화박물관까지_ 소사역에서 95, 60, 56, 9번 버스이용. 부천식물원 관람 후 한국만화박물관까지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려면 까치울사거리에 가서 부천종합운동장과 소사역 방면 버스를 탄다.

자가용으로: 서울외곽순환도로 중동나들목→까치울사거리→부천식물원→까치울사거리→부천시청 방면→부천 종합운동장→한국만화박물관. 혹은 남부순환도로 서부화물터미널에서 인천 방향으로 좌회전→터널 2개를 통과하자마자 좌측에 식물원 건물 보임.


::: 부천식물원 (032)320-3976, www.bucheon.go.kr/green, 입장료 어린이 700원, 중·고생 1000원, 어른 1200원.

::: 자연생태박물관 (032)678-0720, 입장료 어린이 700원, 중고생 1000원, 어른 1200원, 부천식물원과 자연생태박물관 동시입장료 어린이 1300원, 중고생 1800원, 어른 2200원.

::: 한국만화박물관 (032)320-3745, www.comicsmuseum.org, 입장료 어린이 1500원, 중고생 2000원, 어른 3000원(3D입체 애니메이션 관람료 포함).


::: 당일치기 즐기기 추천 코스

부천식물원과 자연생태박물관→점심식사→한국만화박물관→부천교육박물관.


::: 그 밖에 가볼 만한 실내 식물원

국립수목원(포천시 소흘읍) (031)540-1030
한택식물원(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031)333-3558
안산식물원(안산시 상록구) (031)481-3168
경기도립물향기수목원(오산시 수청동) (031)378-1261
자연테마식물원(평택시 오성면 평택농업기술센터 내) (031)659-4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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