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국립창극단 수석단원인 서정금(48) 명창이 생애 첫 완창판소리에 도전한다. 국립극장은 ‘완창판소리-서정금의 수궁가’를 오는 10월 12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고 13일 전했다.
| 서정금 명창. (사진=국립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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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금 명창은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4학년이 되던 해 판소리를 시작했다. 동편제 판소리 거장인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흥보가 예능보유자 고 강도근 명창(1918~1996) 아래에서 소리를 배웠다. 또한 안숙선 명창에게 만정제 춘향가와 심청가를, 남해선 명창에게 수궁가를 배우고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 김차경 명창을 사사하며 내공을 쌓았다.
1999년 국립창극단에 입단했다. 창극 ‘수궁가’(아힘 프라이어 연출)의 토끼 역, ‘코카서스 백묵원’의 아츠닥 역 주요 배역은 물론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호색할매 역, ‘귀토’의 자라 처 역 등 감초 캐릭터까지 맡으며 폭넓은 연기로 활약했다.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 ‘춘향이 온다’, ‘춘풍이 온다’에서는 유쾌하고 능청스러운 연기를 보여주며 국립창극단 대표 개성파 소리꾼으로 자리매김했다. 2020년에는 임방울국악제 명창부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서정금 명창이 이번에 선보일 소리는 미산제 수궁가다. 수궁가의 여러 유파 중 미산제는 송흥록-송광록-송우룡-유성준-정광수-박초월로 이어진 소리다. 미산 박초월 명창이 자신의 더늠(명창이 자신만의 독특한 창법과 개성을 더해 새롭게 짜 넣거나 다듬은 소리 대목)과 색을 넣어 재해석했다. 서정금은 특유의 맛깔스러운 성음과 오랫동안 창극 배우로서 익혀온 연극적 표현력을 바탕으로 미산제 ‘수궁가’를 들려줄 예정이다.
서정금 명창은 “완창을 한다는 것은 소리꾼의 숙명이자 본연에 집중할 기회”라며 “그동안 창극 배우로서 주로 익살스럽고 유쾌한 모습을 보여 드렸다면, 이번 무대에서는 묵직하고 진중한 소리의 힘을 발산해 소리꾼으로서 서정금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고수로는 국립창극단 기악부 조용수와 전계열이 함께한다. 국립창극단의 유은선 예술감독이 해설과 사회를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