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건 前대표, 매일 삼성디스플레이로 출근하는 까닭은

기흥-아산 사무실 번갈아 출근..일부 회의에도 참석
권오현 부회장 보좌역 맡아 생산기술 업무 챙겨
  • 등록 2016-06-14 오전 9:05:36

    수정 2016-06-14 오전 9:05:36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삼성전자(005930)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으로 소속을 옮긴 박동건 사장이 여전히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찾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동건 사장
14일 업계에 따르면 박 사장은 지난 5월 초부터 경기도 용인 기흥과 충남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번갈아가며 출근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4월29일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권오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됨에 따라 박 사장은 삼성전자 DS부문 최고경영자(CEO) 보좌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소속이 바뀐 지 일주일 가량 지난 뒤부터 삼성디스플레이 사무실로 출근하며 재직 당시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 관련 회의에 참석, 업무를 계속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현 부회장이 매주 두 차례 아산으로 출근해 삼성디스플레이 사업 전반을 직접 챙기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박 사장의 이같은 행보는 이례적이다. 박 사장이 권 부회장의 보좌역 업무를 맡고 있긴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삼성전자로 소속을 옮겼다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디스플레이 업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박 사장이 삼성전자 DS부문으로 자리를 옮겨 미래사업 준비와 부품 사업 핵심인 설비 및 제조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들 사이에서는 박 사장이 명목상으로만 물러났을 뿐 실제로는 계속해서 사장 업무를 계속 수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평소 기술적인 면에 관심이 많았던 박 사장이 그동안 노하우를 살려 원가 경쟁력 개선을 위해 직접 뛰고 있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반도체 공정개발과 메모리·LCD 제조 등을 두루 경험한 부품 전문가로, 2012년 삼성디스플레이 LCD사업부장으로 부임한 후 차별화된 제품개발과 제조혁신을 통한 사업역량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LCD TV패널의 판가 하락과 신공정 도입으로 인한 수율 저하로 27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합병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고, 제품경쟁력을 위해 두 회사간 협력관계가 중요한 시점에서 사실상 권 부회장과 박 사장으로 이어지는 경영구도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권 부회장은 지난 2011년에는 삼성전자 DS사업총괄 겸 LCD 사업부장 사장과 부회장 등을 지냈으며 2012년에는 6개월 가량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맡는 등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박 사장과 함께 일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측은 “박동건 사장이 권오현 부회장의 보좌역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일 뿐이다”라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경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박 사장의 역할이 CEO 보좌역인 만큼 권 부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를 찾는 날 사무실에 동행해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 외에 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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