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르네상스)①설움 딛고 효자산업으로 만개

경기침체 불구하고 실적·주가 고공행진
중국 흥행성공..수출산업으로 자리매김
수출액 영화의 27배..연평균 10% 고성장
  • 등록 2009-05-08 오전 10:43:55

    수정 2009-05-13 오후 4:12:39

[이데일리 임일곤기자] 게임산업이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은 경기침체의 와중에도 사상최대 실적행진을 이어가면서 기존 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단순한 오락이 아닌 교육과 건강 등 기능성 게임으로 장르를 다양화하면서 사용자 층도 대폭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 활발한 해외진출로 기존 내수산업의 이미지를 벗고 수출산업으로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반면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여전하다. 정부의 정책 역시 여전히 규제 위주로 접근하고 있다. 이데일리는 `게임르네상스` 기획을 통해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게임산업 전반을 조명해보고 향후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과제들을 진단해본다. [편집자]
 
미국의 블리자드와 일본 닌텐도. 전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나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글로벌 게임기업들이다. 

블리자드가 만든 온라인게임 `와우(WOW)`는 작년말 현재 전세계적으로 1150만명의 가입자를 돌파했다. 작년 매출은 10억달러, 우리 돈으로 자그마치 1조3000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게임 하나로 조 단위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두뇌개발 휴대용 게임기 `DS`로 유명한 닌텐도. 자녀를 둔 부모라면 닌텐도의 위력을 실감할 수밖에 없다. 이 게임기는 출시 4년3개월만인 지난 3월 전 세계적으로 1억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가정용 게임기 `위(Wii)`는 5000만대가 팔렸다. 

작년 4월부터 12월까지 닌텐도의 연결매출은 1조5363억엔, 영업이익은 5013억엔에 달했다. 작년 1분기를 제외하고도 우리돈으로 20조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였다. 

◇ 경기침체에도 사상최대 실적행진
 
굳이 외국 사례를 볼 필요없이 국내 게임업계로 눈을 돌려봐도 감탄스럽다. 국내 온라인 게임사들은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도 기록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최대실적을 달성한 기업은 NHN(035420) 한게임을 비롯해 네오위즈게임즈(095660) 엠게임 액토즈소프트 등 수두룩하다. 상장사는 아니지만 넥슨도 작년 4508억원의 매출로 전년대비 70%나 성장했다.

▲ 중견 게임사 네오위즈게임즈는 퍼블리싱의 견고한 성장세와 해외매출의 신장으로 지난 1분기를 포함해 5분기 연속 사상최대 매출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진은 회사 내부 모습이다.

국내 게임산업은 경기침체의 와중에도 신규 게임의 흥행성공과 해외진출 성과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고공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 건설 등 대부분의 기존 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비해 대조적이다.  
 
게임산업이 고공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대박게임의 등장과 함께 경기침체의 여파로 외부활동이 줄어들면서 게임유저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게임산업의 경우 지속적으로 원가가 소요되는 제조업과는 달리 일단 한번 흥행에 성공하면 큰 비용부담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실제로 게임업체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30~40%대에 달한다. 지난해 코스닥에서 50%에 육박하는 최고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기업도 게임업체였다.

게임산업은 최근 주식시장에서도 크게 각광받고 있다. 대장주인 엔씨소프트(036570)를 비롯해 네오위즈게임즈 등의 주가가 이달들어 연일 고공행진을 펼쳤고, CJ인터넷과 예당온라인(052770)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이창영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게임주는 실적호전 기대감으로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그 동안 저평가됐던 벨류에이션이 회복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 대표 문화컨텐츠 산업으로 부각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최근의 기세를 살려 게임부문에서 내년까지 내수 8조원, 수출 2조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하고 있다. 

김정호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수출 2조원은 전자나 자동차산업으로 따지면 100억~200억달러에 해당한다"며 "가령 휴대폰을 수출할 경우 부속품과 각종 로얄티 비용을 지급해야 하지만 게임은 대부분이 수익으로 잡힌다"고 설명했다.

또 "내수 8조원 역시 연간 국내 광고시장 규모가 7조~8조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규모"라고 평가했다.
 
▲ 문화체육관광부는 작년 12월 신사동에 위치한 패밀리레스토랑 `재믹스`에서 게임산업진흥을 위한 중장기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주요 게임업계 대표 20여명과 유관기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국내 게임산업이 지난 2001년부터 연평균 10%이상 고도성장을 지속했음을 감안할 때 게임산업협회의 목표는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게임산업 규모는 이미 지난 2007년 5조1000억원에 달해 국내 문화산업 발전을 선도하는 중요한 콘텐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로 게임산업은 영화시장의 약 2배, 음악시장의 약 3배 이상의 규모로 성장해 국내 문화콘텐트 산업 중 가장 비중이 크다. 게임수출과 함께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한국의 온라인게임을 접해본 게이머만 약 10억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수출규모로 따져봐도 최고의 효자산업이다. `2008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06년 게임 수출규모는 6억7200만달러로 2450만달러에 그친 영화에 비해 27.5배나 많다.
 
우리나라의 게임수출액은 지난 2002년 1억4000만달러에서 2007년 7억8000만달러로 연평균 40%이상 고속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수출국만 70개국을 넘었으며, 해외에 진출한 온라인 게임수는 약 220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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