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채집가 정영운(53)씨는 30년 동안 라오스·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비단벌레가 나오는 지역 채집가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써 이들 10만 마리를 모았다. 보는 각도에 따라 파란색,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으로 변한다.
전 세계에서 채집한 나비 1000여종도 눈길을 끈다. 특히 30여종의 나비를 원 모양으로 배열해 추상화를 보는 듯 깔끔하면서도 환상적인 느낌을 준다. 나비 날개의 원형을 그대로 살리면서 십자수를 놓듯 꾸민 작품은 가까이서 볼 때와 멀리서 볼 때의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정씨는 세계에서 가장 큰 헤라클레스 왕장수풍뎅이도 내놓는다.
◆놓치면 안 될 전시물
희망관 내 희귀난전시관에는 지름이 2m나 되는 대형 박쥐란부터 아프리카 카메룬이 원산지인 창 모양의 연두색 벌브필룸, 1㎝ 크기의 꽃이 한꺼번에 수백 송이 피어나는 트리쵸그로티스, 하나의 꽃대에서 전혀 다른 꽃이 솟아나는 디모포키스 등이 전시된다. 소리에 민감해 음악을 들으면 끝부분에 핀 꽃이 흔들흔들 몸을 움직이는 춤추는 난도 빼놓을 수 없다.
장미란 선인장은 이번 박람회의 최대 볼거리로 꼽힌다. 비모란 선인장을 모아 만든 이 조형물은 2008 베이징올림픽을 뜨겁게 달군 역도선수 장미란의 활약을 담고 있다. 알뿌리에서 줄기가 뻗어 나와 넓적한 잎사귀를 늘어뜨리는 '단애의 여왕'과 수십개의 단풍색 가시가 돋아난 '예수옥' 등 희귀 선인장 63종도 출품된다.
'대통령'이란 이름을 달고 있는 선인장은 평소엔 초록색 줄기에 노란색 가시를 달고 있지만 가끔 무궁화를 닮은 꽃을 피우는 특징이 있다.
|
희망관 1의 호수갤러리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고흐의 '해바라기', 모네의 '개양귀비꽃', 신사임당의 '초충도' 등 꽃과 관련된 그림들이다. 하루 네 번 큐레이터들에게서 그림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그림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봄을 맞아 집 분위기를 바꾸고 싶은 관람객들은 기쁨관 야외전시구역에 자리한 주택정원을 둘러보면 좋다. 500㎡ 면적에 세모꼴 지붕을 얹은 목조주택을 채소정원, 놀이정원, 로맨틱정원, 이색정원 등 4가지 정원이 둘러싼 모습이다. 채소정원에선 약용·식용식물과 허브를 가득 심어 텃밭에서 직접 채소를 길러 먹는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어린이가 자라는 가정에는 색이 선명하고 모양이 앙증맞은 철쭉을 비롯해 잎사귀가 하늘을 향해 삐죽삐죽 솟아오른 스카이로켓, '층층이 부채꽃'이란 우리 이름을 가진 루피너스 등을 권한다.
갓 결혼한 신혼부부라면 잎이 작고 가냘픈 라일락과 보라색 디기탈리스 등이 화사하게 핀 로맨틱정원을 거닐만하다. 서로 어울리지 않을 법한 곧게 뻗은 대나무와 선홍색 꽃잎이 켜켜이 솟아오른 구즈마니아를 한데 심어 새로운 정원 조성법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