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뉴)①불혹의 현대차, `100년 기업` 꿈꾸다

`압축성장` 40년...글로벌 `톱5` 우뚝
해외거점 잇따라 확보..제품 고급화·차별화 가속
  • 등록 2008-09-23 오전 11:16:54

    수정 2008-09-23 오후 3:45:29

[이데일리 문영재기자] 사람 나이 마흔을 일컬어 `불혹`이라고 한다. 세상 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됐음을 뜻한다.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현대자동차(005380)가 올해 불혹에 해당하는 40주년을 맞았다. 
짧은 기간 압축성장을 통해 글로벌 `톱5`에 오르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일궈낸 현대차의 발자취를 살펴보고 향후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한 과제를 3회에 걸쳐 다뤄본다.[편집자]


"현대·기아차는 오는 2010년까지 모두 600만 대 이상의 생산·판매 체제를 구축해 9%대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달성하겠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최근 미래 현대차그룹의 중추가 될 신입사원 하계수련회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사회 초년병들에 대한 뚜렷한 비전 제시이기도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 대한 열정을 담고 있기도 했다.
 
정 회장이 이런 자신감을 드러내기까지 현대차는 40년간 숱한 굴곡을 겪었다. 
 
◇ 시작은 미미 → 압축성장 → 40년만에 글로벌 `톱5`
 
현대차의 시작은 미미했다. 지난 1967년 회사 설립 후 이듬해 종업원 590명으로 `코티나`를 양산했지만 당시 매출액은 5억원에 불과했다. 70년대 들어 한국 최초의 고유 모델 `포니`를 개발해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는다.
 
현대차는 이때 중동을 비롯해 남미, 아프리카 등지에 포니 1042대를 수출했다. 70년대엔 석유파동의 파고에 휘말려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 74년 10월 토리노박람회에서의 `포니`

현대차는 80년대에 생산성 향상과 수출다변화 정책을 지속한다. 85년부터 30만대 규모의 새 공장에서 생산한 `엑셀`은 한국 소형차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이듬해엔 자동차산업의 본고장 미국시장을 뚫고 수출 첫해 16만8822대를 판매, 수입차 최다 판매기록을 경신했다. 수입차 가운데 론칭한 첫 해에 16만대 이상을 판매한 이 기록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후 꾸준히 판매를 늘리며 88년까지 매년 26만대를 팔아 `엑셀 신화`를 만들어냈다. 현대차는 88년 1월 전 차종 100만대 수출과 89년 단일 차종으로는 국내 최초로 엑셀 생산 100만대 기록도 세웠다.
 
◇ 아반떼·쏘나타, 해외시장 개척의 선봉
 
수출 전선에 탄력을 받은 현대차는 94년 수출 300만대를 돌파한데 이어 98년에는 500만대 고지를 넘어섰다. 98년은 또 인도공장이 첫 생산을 시작한 해로, 아토스를 베이스로 해 인도현지전략형 차량으로 개발한 쌍트로가 인도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며 현대차의 해외판매를 가속화했다. 다양한 세그먼트의 신차들이 대거 선보인 것도 이때다. 94년 갤로퍼에 이어 싼타페, 아반떼, 티뷰론, 쏘나타, 그랜저 등의 모델들이 잇따라 출시됐다.
 
특히 아반떼(수출명 엘란트라)는 91년 2월부터 본격 수출에 나서 해외에서만 300만대 이상 판매돼 현대차의 대표 수출차종으로 한국 자동차 산업의 발전을 이끌었다. 쏘나타 역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중형세단으로 85년 국내에서 1세대 모델을 선보인 이후 23년을 이어온 국내 최장수 브랜드를 자랑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은 "현대차가 지난 40년간의 성장, 특히 독자적인 힘으로 고도의 압축성장을 이룩한 것은 세계 자동차산업 역사상 유일하다"고 말했다.
 
◇ IMF, 새로운 도약의 터닝포인트
 
97년말 찾아온 외환위기는 현대차에게도 새로운 선택의 순간이었다. 일각에서는 현대차 출범후 IMF까지 30년은 자립기반을 마련한 시기였다면 이후 10년은 옛 현대그룹의 해체로 현대차가 자동차그룹으로 홀로서며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하는 시기로 구분짓기도 한다.
 
정몽구 당시 현대정공 회장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기아차 인수를 강행했다. 98년 10월의 일이다. 99년엔 기아자동차판매, 아시아자동차판매, 아시아자동차공업도 흡수합병했다. 2000년 8월 현대차와 기아차는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돼 현대·기아차그룹으로 탈바꿈했다.
 
▲ 현대·기아차 연도별 판매실적(단위 : 만대)
IMF 이후 정몽구 회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현대차는 놀라운 성장을 거듭했다. 새천년을 맞아 현대차는 울산 아산 전주 등 국내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중국.인도.터키 공장과 미국의 앨라배마 공장 등 잇따라 해외 공장과 주요 연구시설을 확충, 글로벌 기업으로의 모습을 갖춘다. 품질면에서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중국공장이 본격가동을 시작한 2003년에는 500만대를 돌파한지 불과 5년만에 해외판매 1000만대를 돌파했다. 포니를 수출한 지 27년만이다. 전세계 수출 국가도 80년 38개국에서 지금은 190여 개국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30조원, 종업원 수 5만5000명, 전 세계에서 연간 250만대를 판매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 싸구려 이미지는 버려라..고급화·차별화 전략에 `승부`
 
현대차는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를 올해 1월 국내에 출시한 이후 지난 달부터 미국시장에 투입, 고급차 시장의 경쟁대열에 합류했다.
 
현대차는 지난 86년 엑셀을 미국시장에 처음 수출한 이후 22년 만에 럭셔리 세단 제네시스를 내놓으면서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는 또 이미 지난해 북미에 출시한 베라크루즈와 아제라(국내명 그랜저), 싼타페 등을 통해 수익성과 브랜드 이미지 개선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밖에 i30, i10 등의 차종에서도 다변화를 시도하면서 글로벌 권역별 시장 특성에 맞는 현지화 모델을 속속 개발, 현지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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