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원들 '글로벌 감각을 잡아라'

LG전자, 부문별 최고책임자 해외 선진기업 벤치마킹 박차
현대·기아차, 해외시장 읽기 위해 임원진 단체 출장 정례화
SK그룹, 'GEP' 제도 통해 임원진 글로벌 역량 강화
  • 등록 2007-09-11 오전 11:07:34

    수정 2007-09-11 오전 11:39:08

[이데일리 지영한기자]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경영진의 글로벌 경영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066570)는 글로벌 기업들의 제품혁신과 마케팅, 디자인을 배우기 위해 남용 부회장을 비롯한 부분별 최고책임자급(C레벨)이 참여하는 글로벌 벤치마킹 활동을 강도높게 진행하고 있다.

C레벨에 속하는 핵심 경영진은 남 용 부회장을 위시해 백우현 사장(최고기술자문ㆍCTA), 이희국 사장(최고기술책임자·CTO), 박민석 부사장(최고전략책임자·CSO), 한승헌 상무(글로벌브랜드마케팅팀장), 최명화 상무(인사이트마케팅팀장)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최고 경영자들은 지난 7월 미국 P&G와 3M 본사를 방문, 각각 마케팅과 제품혁신을 벤치마킹한데 이어 일본의 도요타와 세계적 디자인 회사인 IDEO도 방문해 도요타의 고객중심경영과 디자인혁신을 배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남용 부회장은 지난 5월 "LG전자가 '일 잘하는 법'을 지속적으로 개선시키고, 이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려 벤치마크가 될 만한 조직으로 변화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LG전자는 벤치마크 대상이 되기 위해 벤치마크에 적극 나서고 있는 셈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우엔 지난 8월 박정인 부회장을 비롯해 최재국 현대차(005380) 사장, 서병기 품질총괄 사장 등 주요 임원진 20여명이 글로벌시장 흐름을 점검하기 위해 한꺼번에 출장길에 올랐다. 이번 출장에는 수행원을 포함해 40여명에 달했다.

이들 임원진은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공장이 위치한 미국 유럽 중국 터키는 물론이고, 주요 해외시장 곳곳이 판매법인을 방문해 글로벌 수요 변화와 경쟁사의 동향 등을 꼼꼼히 체크했다.

현대·기아차 임원진은 작년 하반기에도 글로벌 시장을 점검하기 위해 한꺼번에 출장길에 오른 적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 임원진의 단체 출장이 정례화하는 분위기이다"고 전했다.

SK그룹은 핵심임원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원역량개발 프로그램(Global Executive Program)을 통해 임원진의 글로벌 감각을 키워주고 있다.

이 제도는 자질과 역량을 갖춘 CEO 후보를 선발양성사기 위해 94년 도입된 EMD(Executive Management Development)의 핵심적인 프로그램.

SK그룹은 작년엔 박봉균 SK에너지 상무와 한범식 SK텔레콤 상무 등 11명을 선발해 중국 칭화대에서 역량을 쌓게 했고, 올해도 한치우 SK에너지 상무와 강재성 SK네트워크 상무 등 9명의 임원이 중국에서 글로벌 역량을 키우고 있다.

이 과정 역시 칭화대에서 이루어며 2개월은 국내 EMD센터에서, 4개월은 중국에서 진행된다.

SK그룹는 지난 해엔 예비 임원인 부장급을 대상으로 '차이나 GMP'를 신설해 30여 명을 칭화대에 보내 4개월 동안 중국 핵심 인재로 거듭나기 위한 교육을 시키기도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환경이 워낙 빠르게 급변하기 때문에 기업들은 자칫 방심하면 글로벌 시장 흐름에서 소외될 수 있다"며 "대기업들이 앞다퉈 임원들의 글로벌 감각을 키우려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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