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만들지못한 돼지열병 백신개발에 뛰어든 기업인

국내 대표 동물백신 전문업체 우진비앤지 강재구 대표
동물백신 세계 39개국 수출,국내 대표 동물백신 업체
반려동물 의약품, 인체의약품 시장등으로 사업확대
강대표 "첨단시설 투자, 정부가 전폭 지원해야"
  • 등록 2019-09-01 오후 4:42:31

    수정 2019-09-01 오후 4:42:31

[이데일리 류성 기자] “치사율 100%인 아프리카 돼지열병치료 백신이 현재까지 개발된 것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적으로 돼지열병이 확산되면서 현재 중국에서는 전체 사육하는 돼지 30% 가량인 1억마리가, 베트남에서는 전체의 10% 수준인 300만 마리 돼지가 각각 희생됐다.”

국내 대표 동물용 백신업체 우진비앤지의 강재구 대표는 최근 베트남에서 돼지열병 치료백신 개발사업에 뛰어들면서 화제가 된 인물이다. 우진비앤지는 돼지열병 치료백신 개발을 위해 전북대 및 베트남 농람 수의과대학과 손을 잡았다.

백신 개발을 한국이 아닌 베트남에서 하는 배경에 대해 강대표는 “백신을 만들려면 돼지열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가지고 임상시험을 해야하는데 이 바이러스를 한국에 들여오는 것이 금지돼 있다”며 “반면 베트남에서는 바이러스를 활용해 연구하기가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백신이 개발되기까지는 2~3년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동물의약품 업계에서는 “중국에서 창궐하고 있는 돼지열병이 북한을 넘어 휴전선을 거쳐서 남한으로 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경고하고있다.

돼지열병 백신 등 기존 동물용 백신 외에도 항생제 대체제, 천연 농자재는 물론 인체 원료의약품인 소염 효소제 및 정장제등으로 사업영역을 대폭 확대, 명실상부한 국내 대표 동물의약품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게 강 대표의 목표다. 특히 최근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반려동물용 의약품 사업에도 본격 진출한다. 반려동물용 의약품 개발은 얼마전 제휴를 맺은 바이오업체 크리스탈(083790)지노믹스와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그는 반려동물에 사용하는 전용약품이 부족하기 때문에 인체의약품을 대신 사용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약품을 반려동물에 사용할 경우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수 밖에 없다”며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치주염 치료제, 관절염 치료제등을 우선적으로 개발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우진비앤지는 동물용 백신을 수출하는 국내 대표 업체이기도 하다. 지난해 매출 306억원 가운데 30%를 동남아,중남미,CIS 등 39개국에 수출한 백신으로 벌어들였다. 국내 동물용 백신시장 규모는 지난해 3000억원에 달했다. 세계 동물용 백신시장 규모는 8조원을 넘어선다.

최근 우진비앤지가 유럽연합(EU)이 정한 생산시설 기준인 EU-GMP를 충족시킨 충남 예산 백신공장을 완공한 것도 유럽 및 미국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포석이다. 하지만 최첨단 생산시설을 운영하다보니 생산원가가 치솟아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기존 공장 가동비에 비해 GMP 기준을 충족한 공장은 비용이 최소 3배이상 올라간다. 선진국 시장에 진입하려면 반드시 갖춰야할 시설이지만 자금력이 열악한 기업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동물의약품 업계가 최첨단 시설투자에 들이는 일정비용을 지원해주는 것이 절실하다”고 했다. 열악한 시설에서 생산하는 동물의약품은 선진국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만큼, 정부가 동물의약품 업계의 시설현대화 자금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배경이다.

강 대표는 “국내 동물의약품 시장은 포화상태다. 해외시장을 개척하지 못하면 회사의 미래는 어두울수밖에 없다. 적극적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동물용백신 분야 세계10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회사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며 “정부가 목표로 하는 ‘제약강국’ 범위에 인체의약품 뿐 아니라 동물의약품도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재구 우진비앤지 대표는 “국내 동물의약품 업체들이 제품을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 수출하려고 해도 자금력이 달려 선진국에서 요구하는 생산시설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류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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