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남현 기자] 한국은행이 말레이시아 중앙은행과 양국간 무역결제 지원용 통화스왑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무역결제 지원용으로는 벌써 네 번째 통화스왑이다.
한은은 또 자유무역협정(FTA)국과 자원의존국 등을 중심으로 무역결제용 통화스왑을 염두에 두고 있는 나라가 있다고 밝혀 추가 협정체결 가능성을 열어 놨다.
| 김중수(오른쪽) 한국은행 총재와 제티 악타르 아지즈(Zeti Akhtar Aziz)(왼쪽) 말레이시아 중앙은행 총재가 20일 말레이시아에서 한-말련간 47억달러 상당 통화스왑을 체결하고 악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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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통화스왑 규모는 47억달러 상당으로 원화 5조원, 링깃화 150억링깃이다. 유효기간은 3년이며 만기도래시 양자간 합의에 의해 연장이 가능하다. 한국과 말레이시아 양국 중앙은행은 이번 통화스왑을 계기로 교역촉진과 금융협력 강화를 통해 양국 경제 및 금융시장 발전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기준 아세안 교역상대국중 4위에 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 총 수출중 1.4%(77억2000만달러), 총 수입중 1.9%(98억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천연가스 총 수입액 비중의 8.4%(23억1000만달러)를 기록, 17개 수입국중 4위에 위치해 있다. 우리나라의 대 말레이시아 증권투자 규모는 7억달러로 대 아세안국가중 싱가포르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한은은 앞서 이달 12일 인도네시아와 100억달러 상당(원화 10조7000억원 루피아 115조루피아)의 통화스왑 체결을 합의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와는 연내에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13일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중앙은행과 54억달러 상당의 원화(5조8000억원)와 디르함화(200억디르함)간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은 중국과도 560억달러 상당 통화스왑(원화 64조원, 위안화 3600억위안)을 체결한 바 있다. 이 자금은 올 1월25일 첫 대출이 실시되는 등 양국간 무역결제용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통화스왑으로 교역촉진과 금융협력 강화를 기대한다”며 “무역결제 지원을 위한 제도는 중국 통화스왑에 준용해 나갈 계획으로 우리의 경우 규정개정과 결제시스템, 시중은행과의 약정 등 제도가 이미 정비돼 있다. 상대국의 제도정비 진행상황에 따라 스왑자금이 실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FTA체결국이나 주요 자원수입국, 통화스왑 체결경험이 있거나 금융시장이 발전한 국가등과 선별적으로 통화스왑을 체결해 나갈 예정”이라며 “(통화스왑 추진을) 염두에 두고 있는 나라가 여러곳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