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황 내정자의 금융 경험과 혁신적인 성향이 KB금융지주의 기업과 주주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황 내정자가 강정원 국민은행장 등 자회사 경영진들과의 융합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경영진 리스크`로 인해 KB금융지주의 초기 안정화가 어려울 수 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060000) 이사회는 4일 추천한 황 후보를 KB금융지주의 초대 회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로써 오는 9월 말 출범하는 KB금융그룹은 황 회장 내정자와 강정원 국민은행장 `투톱 체제`로 출항하게 된다.
이와 관련 성병수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황 내정자가 우리금융지주 등에서 보여준 개인적인 능력을 인정한다"며 "황 내정자는 관료적 성격이 남아있었던 우리금융을 성과 위주로 바꾸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바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하기로 결정한 것도 KB금융지주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서는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병건 신영증권 연구원은 "비은행을 다양하게 겪어본 인사가 선출됐다는 점에서 KB금융지주의 경쟁력과 가치가 향상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황 내정자가 정치적으로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향후 인수합병(M&A)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됐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치적으로도 영향력 있는 인물이 CEO로 선임됨에 따라 향후 공기업 민영화 등과 같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밟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향후 M&A시장에서 KB가 일방적으로 소외되는 상황은 도래될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한결같이 황 내정자가 강 행장과 얼마나 조화를 이루느냐가 KB금융지주의 성공적인 안착을 결정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 과정에서 불협화음을 가라앉히지 못한다면 `경영진 리스크`로 고스란히 기업 가치에 반영돼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평가다.
성 연구원은 "KB금융그룹은 95%이상의 수익이 국민은행에서 나오기 때문에 지주사와 은행과의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황 내정자와 강 행장이 과거 경쟁사의 경영진이었던 점 등을 감안했을 때 호흡이 잘 맞을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도 "기존 경영진과의 융합이 관건"이라며 "과거 우리금융지주의 경험에서 볼 수 있듯이 자회사 경영진과의 관계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지주회사 회장과 은행장의 분리체제는 KB금융그룹의 비용률(Cost income ratio)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이런 부정적 요소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을지 여부가 장기적 주가 상승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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