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용 부회장의 실험'..LG電 최고경영진 70% 외국인 영입

(상보)최고인사책임자에 유니레버서 레지날드 불 부사장
美국적 포함 해외파만 5명..`글로벌 경영` 성공여부 주목
  • 등록 2008-05-23 오전 11:35:59

    수정 2008-05-23 오후 2:52:13

[이데일리 이정훈기자] LG전자(066570) 최고경영진이 외국인 일색으로 꾸려졌다.

LG전자는 회사내 핵심인력인 최고인사책임자(CHO)까지 외국인으로 영입하면서 남용 부회장 휘하 7명의 최고경영진 가운데 무려 5명을 외국인으로 채웠다.

LG전자는 회사의 CHO로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사에서 25년간 글로벌 인사관리를 맡아온 레지날드 불(Reginald J. Bull) 부사장을 영입한다고 23일 밝혔다.
▲ 레지날드 불 부사장

이르면 다음달부터 합류하는 불 부사장은 유니레버에서 쌓은 글로벌 인사부문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LG전자 HR부문의 진정한 글로벌화를 리드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불 부사장은 현지인 조직책임자급 우수인재의 발굴과 리더십 개발과 육성, 글로벌 비즈니스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인사제도 구축, HR역량을 포함한 각 분야 업무역량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일에 주력한다.

무엇보다 해외법인을 운영할 현지의 우수인재를 적극 발굴하고, 이들의 육성에 전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또 불 부사장은 국가에 관계없이 LG의 경영이념에 따라 공정하고 합리적인 평가와 보상을 함으로써 임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는 성과지향형 인사제도를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다. LG전자 인사부문 직원들의 역량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역할도 하게 된다.

한편 이번 불 부사장 영입으로 LG전자는 외국인 위주로 최고경영진을 꾸리게 됐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3월 컨설팅회사인 맥킨지의 마케팅 전문가로 미국 국적을 갖고 있는 박민석씨를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영입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화이자의 동북아 지역책임자였던 더모트 보튼을 LG전자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데려왔다.

올초에는 최고구매책임자(CPO)에 반도체기업 프리스케일의 토머스 린턴 부사장을 채용했고, 휴렛팩커드 출신의 쉐네보 부사장을 최고공급망관리책임자(CSCO)로 영입한 바 있다.

이중 박민석씨는 계약기간이 끝나 고문직으로 전환됐지만, 사실상 남용 부회장 아래의 7명 최고책임자 중에서 순수 외국인만 4명이고 미국 국적까지 포함하면 무려 5명이 외국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영입으로 30여명인 본사 부사장급 가운데 5명이 외국인으로 채워져 글로벌 경영체제를 본격적으로 꾸리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주요 업체들 가운데 이처럼 많은 외국인을 최고책임자에 앉힌 전례가 없는 만큼 향후 남 부회장의 경영성과나 이들 외국인 책임자들의 성과가 어떨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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