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5시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위치한 용산도서관. 하늘이 서쪽부터 오렌지빛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탄성이 절로 나왔다. “날씨 좋으면 저어기 끝까지 다 보여요. 석양물들 때도 예쁘고, 야경도 끝내주고.” 용산도서관 안시용 관리과장의 말처럼, 이곳 도서 관의 3층 옥외휴게실에 서 있으면 서울 시내 유명 전망대가 부럽지 않다. 후암동부터 멀리 여의도 63빌딩까지 발아래 펼쳐진다. 붉은 해가 그림처럼 걸려 있는 도심의 해질녘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잡념도 시름도 다 잊게 된다. 취업준비생·고시생·입시생들은 이곳에서 250원짜리 자판기 커피를 뽑아 들고, 머리를 식히며 전망을 바라보다 들어간다. 휴게소 시설은 소박하다. 낡은 벤치와 플라스틱 의자가 전부다. 소박하고 허름한 휴게실인 만큼 일상에서 한 박자 쉬어 가기엔 더 좋다.
해가 지면 도서관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더욱 화려해진다. 도서관엔 어둠이 내려앉고, 하나 둘 빌딩 숲에서 전구가 켜진다. 나란히 어깨를 붙이고 앉아 하염없이 깜박이는 네온 불빛들을 바라보는 커플들도 종종 눈에 띈다. 바로 건너편 남산도서관과 달리 남녀 열람실 구분이 없다 보니, 한 때 네티즌들 사이에선‘이곳이 서울 시내 최고의 데이트 장소’라는 말이 공공연한 비밀처럼 떠돌아다니기도 했다. 실제로 도서관에서 함께 도시락을 싸 들고 와서 공부도 하고 데이트도하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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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난간이 없는 탁 트인 옥상이 경치를 감상하기엔 더 낫지만, 안전 문제 때문에 올라갈 수는 없다. 열람실에선 바로 앞 건물들에 시야가 막혀, 도심을 내려다볼 수 없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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