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행동 피해자, 데이트 폭력 피해자 될 위험 3배 높아

삼육대 정구철 교수, 대학생 205명 설문조사 결과
  • 등록 2017-12-12 오전 9:23:08

    수정 2017-12-12 오전 9:23:08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연인관계에서 상대의 강한 집착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대학생이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인관계에서 나타나는 집착과 데이트 폭력이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1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삼육대 상담심리학과 정구철 교수가 3개월 이상 연애경험이 있는 대학생 205명(남학생 93명ㆍ여학생 11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집착행동과 데이트 폭력 사이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연인관계에서의 집착과 반추적 반응이 데이트 폭력에 미치는 영향)는 한국콘텐츠학회의 학술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 결과 국내 대학생 중 집착행동으로 연인에게 가해를 한 경험이 있는 학생은 33.7%에 달했다. 연인과의 관계에 대한 불안으로 상대에게 집착함으로써 피해를 준 적이 있는 대학생이 3명 중 1명꼴이란 의미다. 이런 집착행동 때문에 피해를 받은 적이 있는 학생은 전체의 13.7%였다. 집착행동 피해와 가해 경험을 함께 가진 학생도 13.8%로 나타났다.

집착행동은 끊임없이 사랑을 확인하려 하거나 전화나 문자를 수시로 확인하는 등 연인에게 강하게 몰두하는 행동을 말한다. 사랑이 단절된다는 느낌을 받을 때 매우 초조해하고 불안해하는 등 연인관계에 있어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 교수는 논문에서 “2015년에 검거된 살인범죄자 857명 중 102명이 피살자와 연인 관계인 것으로 드러나는 등 살인범죄의 11.9%가 데이트 폭력에 의해 발생했다”며 “연인관계에서의 집착행동은 데이트 폭력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에서도 집착행동은 데이트 폭력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의 집착으로 인한 피해 경험이 있는 학생은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3.3배였다. 집착 피해자가 데이트 폭력의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가 될 가능성도 10.9배나 높았다.

정 교수는 “집착 피해경험은 데이트 폭력의 피해자와 공격적 피해자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추정된다”며 “공격적 피해자는 데이트 폭력의 가해와 피해 경험을 모두 갖고 있으며, 자신을 향한 공격에 대한 방어로 언어 혹은 신체적 데이트 폭력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동안 데이트 폭력에 대한 대처가 실제로 발생하는 언어적ㆍ신체적 폭력을 중심으로 수행됐다면, 앞으론 연인관계에서의 집착행위에 관심을 갖고 바른 관계를 유지하도록 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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