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거래 불편, 높은 문턱에 뿔난 고객…상식 깬 ‘카뱅·케뱅’에 환호(종합)

  • 등록 2017-07-28 오전 8:38:00

    수정 2017-07-28 오전 8:38:00

[이데일리 권소현 전상희 기자]“불편함이 우리를 만들었다”(이용우 카카오뱅크 공동대표)

“은행을 없앴다. 고객 부담을 없앴다. 고정관념을 없앴다”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

인터넷전문은행의 목표는 확실했다. 그동안 은행거래에서 고객들이 느꼈던 불편함을 없애고 더 나은 금리와 수수료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전에 없던 은행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이는 그동안 은행의 높은 문턱과 복잡한 거래에 지쳤던 금융수요자들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시중은행도 부랴부랴 수수료를 낮추고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나섰다. 인터넷은행이 훌륭한 메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시간 365일… ‘뱅크 에브리웨어’

27일 카카오뱅크는 공식 서비스 개시 후 접속자가 폭주해 앱이 먹통이 되는 상황에서도 12시간 만에 신규 계좌 18만 7000좌 이상을 끌어모았다. PC 홈페이지 없이 모바일 앱으로만 운영하는 카카오뱅크 특성상 앱 오류가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높은 관심이 반영된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을 개척했던 케이뱅크도 출범 첫 날 15시간 동안 1만 5000명의 고객을 유치하면서 예상밖 반응에 상당히 고무되기도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이처럼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낼 수 있는 가장 큰 배경은 바로 편의성이다. 오후 4시면 문 닫는 은행 지점 앞에서 발 동동 구를 필요 없이 24시간 365일 어디서나 휴대폰만 있으면 은행업무를 볼 수 있는 ‘뱅크 에브리웨어’(Bank Everywhere)가 가능해졌다.

서비스도 간편하고 단순화했다. 모바일 등 비대면채널이 확산하고 있지만 막상 은행 앱 종류도 많고 메뉴가 복잡해 사용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는 ‘원앱’(One-App) 전략으로 메뉴도 단순화해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시중은행에 비해 인터넷전문은행 등 핀테크 업체들은 메뉴배치, 색상 등 작은 편의성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차별화를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계좌 개설까지 7~8분이면 족했다. 손이 빠르면 5분만에도 가능하도록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 카카오톡 친구목록에 등록된 이에게 이체하면 8초만에 송금을 완료할 수 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 효과를 톡톡이 누렸다. ‘카톡 신화’를 쓴 카카오가 만든 모바일뱅킹은 과연 얼마나 더 혁신적일까 하는 호기심과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라이언’(사자), 어피치(복숭아), 프로도(개) 등 카카오 캐릭터로 디자인한 체크카드도 호평을 받았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젊은 커플들은 같이 있어도 카톡을 한다”며 “상담창구도 카톡을 활용해 문자와 그림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예·적금 금리 최고 연 2.5%

가격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지점 없이 철저히 비대면으로 운영하는 만큼 아낀 비용을 고객에게 금리나 수수료로 돌려주겠다고 선언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입출금 통장에서 쓰지 않는 돈을 따로 지정하면 연 1.2%의 금리를 제공한다. 시중 은행의 수시입출식 예금금리 0.2~0.5%에 비해 높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예·적금 금리는 최고 연 2.5%(케이뱅크)로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적금 금리가 1.1~1.8% 수준인 것과 비교해 매력적이다.

기존 제도권 은행이 금리가 오를때 대출금리는 더 빨리 올리고 예금금리는 늦게 올리면서 순이자마진(NIM)을 확대하는 것에 대한 반감이 상당했다. 간편송금, P2P금융 등 핀테크 업체가 등장하면서 저렴한 금리와 수수료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지만 제도권 금융이 아니라는 점에서 오는 불안감도 있었다. 이 틈새시장을 인터넷전문은행은 파고들었다. 핀테크 업체만큼 저렴한 가격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은행연합회 정사원으로 가입한 1금융권이라는 안도감을 동시에 준 것이다.

수수료 경쟁력도 고객을 끄는 유인이다. 시중은행이 금융서비스에 대한 각종 수수료를 올리는 추세인 반면 케이뱅크는 연말까지 GS편의점에서 현금입출금시 수수료를 전액 면제해준다. 카카오뱅크는 주요 시중은행 자동화기기(ATM)와 편의점(CU, 세븐일레븐), 지하철 ATM 등 3대 수수료를 연말까지 안 받기로 했다. 해외송금 수수료도 기존 은행의 10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윤 대표는 “3대 수수료 무료는 어떤 은행도 해보지 않았던 시도”라며 “고객에게 혜택을 최대로 돌려주겠다는 생각에 도입했다”고 말했다. 내년 수수료는 올해 말에 다시 결정할 예정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핫걸! 다 모였네
  • "노병은 돌아온다"
  • '완벽 몸매'
  • 바이든, 아기를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