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법정관리에 조선업계도 긴장..발주 감소 심화 우려

청산시 보유선박 중고 시장에 매각 가능성 커
공급과잉으로 신규컨선 발주 전년比 90% 감소
조선빅3 컨선 수주 '0'..12弗 선박펀드 기대감↓
  • 등록 2016-09-04 오후 12:21:27

    수정 2016-09-04 오후 12:21:27

한진해운 1만3100TEU 선박 이미지. 한진해운 제공.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한진해운(117930)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조선업계가 중고 선박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진해운이 청산될 경우 보유 선박이 중고 매물로 나오면서 신규 선박 발주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쪼그라든 글로벌 발주 물량이 더 줄어든다면 조선업체들의 도크는 더 빨리 빌 수밖에 없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법원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개시된 한진해운은 오는 11월 25일까지 회생계획을 제출하고 법원이 청산가치와 회생가치를 비교해 한진해운의 운명을 결정할 예정이다.

법원은 한진해운의 회생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기선사 특성상 법정관리 돌입은 곧 청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컨테이너선 37척과 벌크선 21척 등 총 58척의 선박을 보유한 한진해운이 청산될 경우 자가보유 선박들은 대부분 중고 시장에서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까지 해운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급격하게 늘어났던 컨테이너선은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급감해 현재는 공급이 수요를 넘어섰다. 조선·해운 시황 리서치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글로벌 컨테이너선 선복량은 지난 7월 기준 2000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로 사상 최고치다. 최근 들어 컨테이너선 신규 발주가 줄어든 이유다.

지난 1~7월 컨테이너선 신규 발주는 41척에 그친 반면 같은 기간 중고 시장에서 거래된 컨테이너선은 68척이다. 척수 기준 컨테이너선 발주는 전년 대비 90% 줄었고 건조 가격도 최대 17.3% 하락했다.

현대중공업(009540)대우조선해양(042660), 삼성중공업(010140) 등 조선 빅3는 지난해 총 43척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했지만 올 들어서는 컨테이너선을 1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조선 빅3의 수주 잔량은 1년반 정도 물량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지금과 같은 수주 절벽이 지속된다면 내년 하반기부터 도크가 비는 초유의 사태가 잇따라 현실화할 전망이다.

한편 지난해말 정부가 발표한 12억달러(약 1조4200억원) 규모 선박펀드에 대한 기대감도 한풀 꺾였다. 정부는 부채비율 400% 이하의 해운사가 1만4000TEU급 선박 발주시 건조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의 지원책을 마련했지만 국내 1위 선사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선박펀드를 활용할 만한 대형선사는 현대상선(011200) 1곳뿐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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