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칸 압박에 다급해진` 이베이, 경영진 연봉 `반토막`

아이칸의 분사요구 우려 때문에 연봉 삭감
  • 등록 2014-03-11 오전 10:11:30

    수정 2014-03-11 오전 10:11:30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이베이 임원들이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의 포위망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들의 연봉까지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존 도나호 이베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등 임원들의 지난해 상여금을 포함한 연봉이 앞선 2012년보다 절반 가량 줄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나호 회장의 지난해 연봉은 1억3800만달러(약 1472억원)로 한 해만에 53%나 줄었다. 이베이 이사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도나호 회장이 지난해 괄목할만한 성적을 보였지만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며 연봉 삭감 이유를 밝혔다.

이베이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8억5000만달러, 주당 65센트를 기록해 전년동기의 7억5100만달러, 주당 57센트보다 증가했지만, 이베이가 제시한 당초 전망치에는 못 미쳤다.

이베이 임원들이 연봉을 줄여가면서까지 실적 개선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이베이 지분을 2% 이상 가지고 있는 아이칸 때문이다. 아이칸은 실적 부진을 이유로 이베이의 온라인 결제서비스 업체 페이팔의 분사를 요구하고 있다.

아이칸은 “페이팔은 이베이의 취약한 지배구조 때문에 성장이 더욱 더뎌졌다”며 “페이팔 분사는 페이팔 뿐 아니라 이베이의 기업가치도 끌어올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베이는 “우리는 이베이가 페이팔과 함께 있는 것이 더 좋다고 확신하고 있고 다른 주주들도 동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아이칸의 분사 요구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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