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 셋중 두 곳, 작년 실적개선…엔저·저유가 덕

엔저에 수출경쟁력 강화..실적 개선 잇달아
지난해 하반기 유가 반토막..생산비용 절감
  • 등록 2015-02-01 오후 1:53:09

    수정 2015-02-01 오후 1:53:09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일본 상장기업 3곳 가운데 2곳의 2014년 4~12월 실적이 개선됐다. 엔화약세로 수출 경쟁력이 높아진데다 유가 급락으로 생산 비용이 줄었기 때문이다.

금융을 제외한 499개 일본 상장기업 2014년 4~12월 경상이익을 조사한 결과 전년대비 이익이 늘었거나 흑자로 전환한 기업은 전체 62%인 279개로 조사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일 보도했다. 반면 실적 악화나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170곳으로 집계됐다.

엔저가 수출 기업들의 실적을 끌어올렸다. 엔화가치는 지난해 10월 일본은행(BOJ) 추가 양적완화 이후 달러당 120엔대까지 급락했다가 현재 달러당 118엔대를 기록 중이다.

반도체 제조업체 도시바의 지난해 4~12월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6% 증가한 1648억엔(약 1조534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저에 수출 가격경쟁력이 개선된 덕분이다. 도시바 주력 제품인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20.5%에서 22.6%로 늘었다. 1위인 삼성전자(005930)와의 격차도 10.3%포인트에서 7.1%포인트로 줄였다.

애플에 카메라 흔들림 보정장치를 납품하는 알프스전기도 엔저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알프스전기 경상이익은 91.2% 늘어난 444억6400만엔을 기록했다.

엔저로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운송업체들과 숙박업체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JR(일본철도)도카이의 지난해 4~12월 고속철도 신칸센 수입은 1년 전보다 3% 증가한 8668억엔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는 2014년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1341만3600명으로 지난해보다 29.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역대 최다 외국인 방문객 수다.

유가 하락에 따른 생산비용 절감 효과는 실적 개선 기대를 높이고 있다. 도쿄전력과 츄고쿠전략 등 일본 대형 전략사 4곳은 오는 4월 전기비를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연료 조달 비용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는 과잉 공급으로 지난해 하반기 배럴당 100달러에서 50달러로 추락했다. 여기에 전 세계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까지 겹쳐 배럴당 4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누출 사고 이후 원전 가동을 중단했다. 지난해 일부 원전을 시험 가동했지만 원전 가동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어서 당분간 화석 연료에 의존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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