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버버리 굴욕..화장품도 롯데百서 철수

불황에 저가화장품 공세 등 영업부진 이유
국내 상륙 1년3개월만에 1호 매장 문 닫아
일부 온라인몰에선 '1+1 행사'까지 단행
  • 등록 2013-05-13 오전 10:52:17

    수정 2013-05-13 오후 6:52:57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영국의 명품 브랜드 버버리(Burberry)가 한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버버리 잡화는 지난달 말 신세계(004170)백화점 본점과 롯데백화점(롯데쇼핑(023530)) 안양점에서 철수한 데 이어 화장품을 판매하는 버버리 뷰티도 백화점 매장을 접었다.

13일 백화점 및 명품 업계에 따르면 버버리 뷰티는 지난 2011년 11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첫 매장을 오픈한지 1년3개월만에 지난 2월 1호점 문을 닫았다. 현재 버버리 뷰티는 작년 2월 말께 문을 연 롯데백화점 소공동점 매장과 대전점만이 남아 있는 상태다.

버버리뷰티를 수입 판매하고 있는 하이코스 측은 내부적인 영업방침에 의해 매장을 뺐다는 설명이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영업부진을 이유로 보고 있다.

실제로 고가 수입 화장품들의 최근 국내 매출은 고꾸라졌다. 불황에 씀씀이를 줄인 고객들의 발길이 줄어든 데다 중저가 화장품 공세까지 더해진 탓이다.

지난 1~4월 현대백화점의 수입 화장품 매출은 작년보다 2.4% 줄었다. 2011년도의 경우 2010년 대비 14.8%신장하면서 정점을 찍었지만 2012년 3.4%로 신장세가 5분의 1로 떨어졌고 결국 올해 역신장으로 돌아섰다. 롯데와 신세계백화점의 전체 화장품 매출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8%, 2.7% 감소했다.

일각에선 버버리코리아의 흔들리는 위상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1년 4월~2012년 3월까지 버버리코리아의 영업이익은 343억원으로 전년동기(428억원)보다 20% 가까이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349억원으로 23% 줄었다.

버버리 뷰티는 영업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롯데백화점 온라인몰인 롯데닷컴에서 제품을 사면 동일한 상품을 하나 더 주는 원 플러스 원(1+1) 행사도 진행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불황에도 특유의 노(No) 세일 전략을 고수하는 명품 화장품 브랜드들이 지속적인 판매 부진으로 할인행사까지 단행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다”라며 “버버리의 국내 브랜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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