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삼성 하우젠 불량 에어컨 환불을 원한다`는 인터넷 카페가 개설된 지 9일만에 가입자 수가 1500명을 넘어섰다. 해당 제품은 6만여대가 팔렸다.
카페 가입자들은 ▲작동하던 제품이 꺼지는 현상 ▲저절로 전원이 켜지는 현상 ▲냉매 가스 유출로 선풍기 같은 냉방 수준 ▲실외기 배관 불량 등의 이유로 삼성전자에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실외기 배관문제와 PCB(인쇄회로기판) 문제로 이 제품에 대해 사전점검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점검 대상 모델은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홈 멀티에어컨 15평형 제품 중 AF 계열 4개 모델(AF-HA152·HR152·HQ152·HS152)이며 총 6만355대에 달한다.
한 가입자는 "환불을 위해 집단소송을 준비하자"고 주장해 집단소송 움직임으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품질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마케팅에 집중해 부품 단가를 낮추려다 보니 신뢰성이 낮은 부품을 사용해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어컨 배관을 알루미늄으로 바꾸며 새 공정을 적용한 것이 원인이었다"며 "실외기와 제품 안에 들어가는 PCB(인쇄회로기판)가 신호를 잘못 인식하는 것은 불량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에어컨 설치 기사의 미숙으로만 원인을 돌리면 안된다"라며 "김연아를 모델로 하는 등 마케팅에 집중한 것과 냉방 능력 등 성능보다 디자인에 집중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 양문형 냉장고(2006년형)가 폭발하는 사고를 계기로 그해 10월 국내에서 판매한 양문형 냉장고 21만대에 대해 대대적인 리콜을 시행했다. 11월에는 해외에서 판매한 20만대에 대해서도 리콜 조치했다. 또 삼성테크윈은 지난 12일 목표효율에 미달한 산업용 공기압축기 제품에 대해 리콜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 회장이 삼성에 부정부패가 만연하다며 진노한 이후 이뤄진 일이다.
지난 1993년에는 `불량 세탁기`를 계기로 이 회장이 "마누라와 자식을 빼고 모두 바꾸자"며 신경영을 선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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