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HSBC 계약파기는 가격탓..유감"(종합)

`당사자간 문제, 정부는 발목 안잡았다`강조
HSBC 값 깎으려 시도, 론스타는 난색
  • 등록 2008-09-19 오전 10:37:07

    수정 2008-09-19 오전 10:37:07

[이데일리 김수연기자] HSBC와 론스타간 외환은행(004940) 인수계약이 파기된 것과 관련, 정부가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또 계약이 끝난 건 양측이 가격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정부탓이 아니라 당사자들간의 문제였음을 강조했다.

19일 금융위원회는 "HSBC가 론스타와의 계약 연장 협상에서 가격 등 계약조건에 합의하지 못해 외환은행 인수를 포기한다고 발표했다"며 "금융위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대주주 적격성)심사 과정에서 HSBC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한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금융위의 유감 표시는 전적으로 양측간의 문제였음을 부각시켜, 정부가 외환은행 매각의 발목을 잡은 것이 아님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지난해 9월 HSBC는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51.02%(3억2904만2672주)를 주당 1만8045원(63억1700만달러, 5조9260억원)에 사들이는데 합의했었다.

정부는 여러 이유로 승인을 미뤘고 계약은 한차례 기한연장을 거쳐 지난 7월말로 시한이 다됐다. 이후 양측은 가격 재협상에 돌입, 지금까지 하루 하루 논의를 이어 왔다. 그 사이 정부는 입장을 바꿔 `곧 HSBC의 인수를 곧 승인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그러나 HSBC가 결국 계약 파기를 발표하기에 이른 것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HSBC는 최근 금융시장 상황이 달라졌다며 기존의 주당 1만8045원에서 값을 많이 깎으려 했다. 이에 론스타는 난색을 표했다.

이창용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근 HSBC 측으로부터 계속해서 가격 협상이 잘 되지 않으면 계약 연장이 여러울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HSBC는 19일 새벽 금융위측에 전화로 계약 파기를 알렸으며, 이어 홍콩증시에 이를 공시한 문서도 팩스로 보내왔다. 

세계 금융주 값이 폭락, 다른 좋은 매물이 풍부한데 HSBC로서는 상대적으로 비싼 외환은행을 고집할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광수 금융위 금융서비스 국장은 "각종 보도나 시장서 들리는 얘기로는 유럽계 상업은행이 IB(투자은행) 인수에 관심 많다고 하나, HSBC가 우리에게 이런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에 따르면 HSBC는 계약 파기만 알려왔을 뿐, 대주주 승인심사 철회는 아직 요청하지 않았다.이에 따라 일단 금융위는 승인 심사를 계속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향후 론스타가 다시 국내 인수후보들을 일대일로 접촉할지, 공개매수에 돌입할지, HSBC와 새 협상을 시작할지 등은 예측이 어려운 상태다. 금융위측은 "론스타가 워낙 능수능란하므로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일을 풀어갈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금융위 "양측 기존 계약 파기, 새로 협상 여부는 미지수"(3보)
☞금융위 "심사중 HSBC 일방적 계약 파기 유감"(2보)
☞금융위 "HSBC, 대주주 승인철회 요구 안해"(1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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