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중장년층 찌릿찌릿한 손발 저림, 척추질환 의심해야

정호진 이춘택병원 제2정형외과장
  • 등록 2024-10-16 오전 7:48:04

    수정 2024-10-16 오전 7:48:04

[정호진 이춘택병원 제2정형외과 과장] 주부 이씨(여 · 50대)는 최근 다리와 발이 저리고 차가워지는 느낌이 부쩍 심해졌다. 갑작스럽게 떨어진 기온 탓에 혈액 순환이 안된다고 생각해 혈액순환제를 복용했으나 호전이 안되 병원을 찾았으나 뜻밖에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중·장년층에서 나타나는 다리, 발 저림 증상은 비단 혈액 순환만의 문제가 아닌 척추 질환일수 있으니 증상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노년기에 대표적인 척추 질환인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이 눌리면서 여러 가지 증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선천적으로 신경관이 좁은 경우도 있지
정호진 이춘택병원 제2정형외과장
만 대부분 나이를 먹으면서 퇴행성 변화로 인해 인대와 관절이 두꺼워지면서 척추관을 압박하게 되어 허리와 다리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허리를 펼 때 통증이 심하고 허리를 구부리거나 쭈그리고 있으면 편안하다.

직접적인 허리 통증보다는 신경압박으로 인한 다리 저림이 두드러지며 자칫 척추질환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어 주의가 요한다. 보행 시 다리에 통증이 발생하고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나아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다리의 감각장애와 근력저하가 동반되기도 한다. 척추관으로 지나가는 신경은 척추 뿐 아니라 하지로 이어져 발까지 내려오기 때문에 신경이 눌리면 단순히 허리만 아픈 것이 아니라 발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어디로 내려오는 신경이 눌렸냐에 따라 저린 부위도 달라질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의 치료는 우선적으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며 이후 시술 또는 수술 순으로 진행한다. 허리 시술이나 수술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환자마다 상태나 증상이 모두 다르므로 어떤 방법이 더 좋다 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또 연령이나 기저질환 등 상태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시술은 빠른 회복이 가장 큰 장점이기는 하나 통증의 원인이나 발병 시기, 연령, 치료 과정 등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과 시술 모두 각각의 방법에 따라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주치의와 충분한 상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 수술적 치료는 허리와 다리의 통증이 심하여 일상적인 삶이 만족스럽지 못할 때 고려하는데 3개월 이상 여러 가지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거나 일상적인 생활에 어려움이 있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적 방법에도 절개 수술과 최소침습 수술로 구분할 수 있는데 절개를 최소화한 최소침습수술에는 미세현미경 수술, 내시경 수술 등이 있다. 최근에는 기존 척추 수술의 단점을 개선함과 동시에 최소한의 절개로 치료 효과를 높인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이 주목받고 있다.

모든 질환이 그렇지만 척추관 협착증도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평소 허리에 무리가 가는 행동은 피하고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도 허리보다 다리 힘을 이용하는 것이 좋고 걷기 등 규칙적인 운동과 스트레칭은 척추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다리가 저린 증상은 혈액순환장애가 원인인 경우는 드물며 대부분 신경계 문제로 발생하게 된다. 원인에 따라 치료법도 달라지기 때문에 가볍게 생각하고 지나치지 말고 반드시 해당 전문 분야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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