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9160원]임채운 교수 "최악 피했지만, 야박한 결정"

인상률 절충 잘 됐지만 최저임금 지속 인상엔 의구심
코로나19 재확산·52시간제 확대 등 어려움 겹친 상황
"1년 유예해도 될만한데 아쉬워, 일자리 감소할 수도"
  • 등록 2021-07-13 오전 9:16:08

    수정 2021-07-13 오후 9:00:30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최저임금 인상 폭이 그렇게 크지 않아 불행 중 다행입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에는 야박한 결정 같습니다.”

임채운 서강대 교수
임채운 서강대 교수는 13일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을 지낸 임 교수는 5.1%라는 최저임금 인상 폭에 대해서는 “비교적 절충이 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과 주 52시간제 50인 미만 사업장 확장 등 어려움이 겹치는 상황에 최저임금 인상이 이어지는 것은 중소기업들에 가혹한 처사라고 꼬집었다.

임 교수는 “사용자 측과 노동자 측 시각차가 컸음에도 5.1% 인상률이 나와 공익위원들이 절충안을 잘 냈다고 생각한다”며 “양측 다 강하게 아쉬움을 토로한다는 것이 이를 방증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이 다양한 고민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채 기계적으로 이뤄졌다는 지적도 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있는 근로자의 급여를 올려 소비 활성화를 이루려는 현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이 논란은 있지만, 일정 부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그보다 바람직한 방안은 일자리가 없는 노동자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줘 소득을 얻게 해주는 것이라는 게 임 교수의 생각이다.

그러면서 최저임금이 오를 경우 이보다 적은 급여를 받는 일자리가 감소하면서 오히려 내수가 위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일자리가 있느냐가 화두인데 최저임금에 너무 매몰된 것 같다”며 “지금은 최저임금 인상을 1년 정도 유예해도 될만한데 아쉽다”고 토로했다.

최저임금 인상 방식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임 교수는 “최저임금 수준 자체가 낮아서 올라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인상률을 정하는 근거가 부족하다”며 “양측에서 각자 벼랑 끝 전술을 갖고 나와 치킨게임을 하다 보니 늘 파행으로 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실제 최저임금을 받고 주는 사람들의 입장을 반영해 합리적인 공식이나 방법을 도입하든지 지자체에 위임해 자체적으로 방법을 찾도록 해야 한다”며 “그동안 논의됐던 업종별이나 지역별 차등화 도입도 고민할 문제”라고 피력했다.

이번 최저임금 인상이 양극화 등 국내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했다. 임 교수는 “전체적인 비용 상승에 따른 물가 인상으로 인해 스태그플레이션(경기불황에도 물가가 계속 오르는 현상)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것은 2차적인 문제”라며 “오히려 양극화 심화가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온라인이나 비대면 서비스 분야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성장을 하겠지만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소상공인과 최저임금을 받는 저임금 노동자는 오히려 어려움이 격화할 것”이라며 “이런 양극화를 유발할 수 있는 최저임금 인상은 결국 부정적인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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