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6개월내 신용등급 변동만 4차례

벌어들이는 돈은 없는데 부채만 증가
전망 하향-등급 강등-전망 하향 잇달아
  • 등록 2013-05-26 오후 4:15:32

    수정 2013-05-26 오후 5:00:24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현대상선(011200)의 신용등급이 이례적으로 하향일로를 걷고 있다. 해운업황의 터널 끝이 보이지 않으면서 등급 강등의 위기도 지속되고 있다.

26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NICE)신용평가는 지난 22일 현대상선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A(안정적)’이던 등급은 지난해 12월 등급 전망 하향과 지난 2월 등급 강등을 거치며 ‘A-(부정적)’으로 떨어졌다.

현대상선은 계속되는 적자로 재무상태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2011년 5343억원, 지난해 9886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 1분기에도 1313억원 적자를 냈다.

그러면서 부채도 늘고 있다. 2010년 200% 수준이던 부채비율은 2011년 처음 400%를 돌파했다. 이후 지난해 720.1%, 지난 3월 기준 855.7%까지 상승했다. 지난 3월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6조6304억원으로 지난해 금융비용만 6939억원에 달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은 마이너스 25.4배에 이른다.

부채를 줄이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현대증권 우선주를 담보로 교환사채(EB) 발행에 나섰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항만 지분이나 하역장비 등으로 유동화를 꾀하고 있지만 역시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중고선 가격이 하락해 추가적으로 대체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안영복 나이스신평 기업평가3실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형선 투입이 증가하면서 컨테이너 운임이 재차 하락해 실적 개선이 불확실하다”며 “재무구조 건전화를 위한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대상선의 주요 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017800)의 등급 판단은 유보됐다. 주력사업인 승강기 부문에서 사업 경쟁력을 갖췄고 3월 말 기준 2002억원의 현금을 보유해 기업 자체는 양호하다는 평가다. 게다가 다음달 1109억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가 예정돼있어 추가 유동성·자본 확충도 가능하다.

다만 문제는 현대상선과의 관계다. 나이스신평은 현대상선에 대한 재무적 지원 부담 등을 검토해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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