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싣는 순서>
①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②김주형 LG경제연구원 원장
③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④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 원장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김종석 원장은 "오는 6~8월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국내 부실이 현재화하면서 가장 큰 고비를 맞을 것"이라며 "정부가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주도적이고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가 회복될 때 주력기업들이 박차고 올라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 위해서는 장래성 없는 기업들을 빨리 솎아내야 한다"고 잡초나 죽은 풀을 뽑아내야 벼나 보리가 살아나는 원리에 비유하면서 "만약 올 여름에 넘어가는 기업들이 대거 나오기 시작하면 패닉의 상황으로 갈 수 있다"며 선제적인 산업구조조정의 확대를 주문했다.
이어 "채권금융기관은 민간자율이라는 그럴듯한 이름 아래 실제로 한 것은 별로 없다"고 강도놓게 비난한 뒤 "정부가 은행간 협상이 효율화될 수 있도록 기업구조조정의 분명한 지침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김 원장은 "현재의 경기사이클이 자유낙하 상태를 면한 게 분명해 보이지만 하강 추세가 멈췄는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정부의 역할 여부에 따라 내년 여름쯤 4% 잠재성장률에 도달할 수도 있다"며 "각 국 정부가 얼마나 과감한 경기부양을 하고 부실정리에 나설 것이냐에 따라 각국의 회복양상은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의 규제완화를 통한 기업의 투자확대 모색과 관련해선 "지금 있는 설비도 놀고 있고 투자계획도 취소할 판이어서 현재와 같은 상태에서 규제를 풀었다고 해서 투자가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기업의 투자는 애국이나 호의, 양심에 의한 것이 아니라 생존과 수익이라는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전략에 의해 실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말 이후 달러 가치 폭락에 따른 글로벌 인플레이션 가능성과 구조조정 지연 및 유동성 함정에 의한 글로벌 디플레이션 발생 확률이 공히 50%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환율에 관련해선 "하반기까지 내려간다는 게 중론이다"고 전망했다. 이와함께 "올 여름 위기 발생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의 정책 역량을 상반기에 집중해야 한다"며 "정책의 내용보다 시기가 훨씬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원장과의 일문일답.
- 최근 일부 경제지표가 바닥권 진입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경제 여건이 좋아지고 있다고 보시는지.
▲여러가지 지표로 볼 때 경기사이클은 자유낙하 상태를 면한 게 분명해 보인다. 불과 두달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주기적인 위기설에 휩싸였고, 미국 영국의 대기업과 은행들은 국유화되고 혼란이 있었다. 그 때는 거의 자유낙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자유낙하의 공포에서 벗어난 것 같다.
그렇다고 해도 하강 추세가 멈췄는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 더 두고 봐야한다. 경제분석의 애로사항은 현 시점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냐를 판단하는데 우리나라만해도 50일 걸린다는 것이다. 항상 어렵다. 하지만 최악은 면한 것 같다.
- 경기 바닥 시점은 언제쯤으로 보시는지.
▲더이상 하강하지 않으면 바닥이다. 회복이 언제되느냐는 경제정책의 품질에 달렸다. 회복의 전제가 금융불안의 회복과 부실의 청산이다. 각 국이 경기부양을 하면서 부실정리에 나서고 있다. 각 국 정부가 얼마나 과감한 경기부양을 하고 부실정리에 나설 것이냐에 따라 각 국의 회복양상은 달라질 것이다. 성공하는 국가는 V자 반등의 가능성이 있다. 반면 경기부양과 부실정리가 지연되거나 소극적이고, 정치논리와 인기영합주의에 빠지면 굉장히 오래갈 수 있다. 90년대 일본이 반면교사다.
경기 저점으로 돌아섰다는 징후도 보인다. 기업실사지수(BSI)가 플러스로 돌아섰다. 가장 중요한 게 미국인데, 몇년동안 마이너스로 예상됐던 주택착공지수가 지난주 플러스로 전환했고, 그 것이 기폭제가 돼서 증시가 떴다. 지금은 혼재된 시그널이 나오고 있다.
- 잠재성장률 회복하는 시점은.
▲잠재성장률은 4% 정도로 보고 있는데. 경기가 회복되면 금방 갈 수 있을 것이다. 투자를 안하고 고실업 상태가 이어지면 잠재성장률은 자꾸 떨어지게 마련이다. 떨어지는 것을 막는 게 더 중요하다. 그 것이 타깃이 돼야 한다.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경기부양해야 거품만 생긴다. 과거 일본이 그랬다.
잠재성장률은 호황과 불황의 경계선이다. 내년 여름까지는 잠재성장률에 도달하지 않겠느냐 싶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불경기가 아니라고 느낄 정도로 온기가 돌 수 있다. 하지만 결국 운전석에 앉은 운전사의 실력 문제다. 헤매면 한없이 가는 것이고 유능한 운전자가 과감하게 하면 내년 상반기부터 회복이 가시화될 것이다. 지금은 정부밖에 없다.
- 그렇다면 심각한 경제위기는 마무리돼 가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인지.
▲아니다. 6~8월이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이다. 태풍의 눈이다. 그 때가 저점일 것이다. 시기적으로 가장 어렵고 부실이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일부 중견 대기업의 위기설이 나돌고, 은행들도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힘든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되지 않나 싶다. 부실이 현재화되는 시기로 판단된다. 이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관건이다. 정부의 추가경정예산도 4월에 반드시 통과돼서 5월중에 집행에 들어가야 한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손익분기점 아래에 있는 기업들은 규모에 상관없이 곪아터진다. 자금난에 봉착한다. 또 항상 그랬듯이 그런 상황이 오면 금융기관들은 돈줄을 죈다. 건설 조선 해운에 대한 구조조정은 최악의 상황이 오기전에 고통을 분산해서 빨리 정리하자는 의도다. 사전적으로 뇌관을 해체하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 말씀하신 대로 일부 산업에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대주단 등이 작년 12월부터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금 4월인데 실제로 한 것은 별로 없다. 이 것이 문제다.
- 하지만 IMF 때와는 다르지 않나. 채권단 중심의 구조조정이 미흡할지라도 민간에 맡겨두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는 주장이 많은데.
▲ 기업에 대해서는 주거래 은행들이 가장 잘 아니까 맞다. 그러나 돌아가는 사정을 잘 보면 모럴해저드와 이해상충관계가 있다. 은행이 살기 위해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을 하는 것인데, 구조조정하면 자기 은행에 부담이 되고, 기업 하나에 여러 은행들이 얽혀있기 때문에 서로 떠넘기기 게임을 하고 있다. 민간자율이라는 아주 그럴듯한 이름 아래 아무 것도 안하고 있다. 협의만 하고 있다. 6, 7, 8월 태풍의 눈이 오기 전에 빨리빨리 무너질 축대는 고치고 날아갈 지붕은 붙잡아야하는데 이 것을 못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정부도 소위 `변양호 신드롬` 때문에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신데.
▲한국경제연구원의 공식적인 제언은 민간 자율의 기본 원칙 아래 거래비용, 즉 마찰을 극소화할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게 정부의 몫이라는 것이다.
- 거래비용의 극소화라는 의미가 무엇인가.
▲지금은 은행들이 자기의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서로 밀고 당기면서 구조조정을 미루고 떠넘기고 있다. 정부가 애매하고 모호한 부분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어주고, 이 것은 이렇게 하고, 저것은 저렇게 하라는 식으로 방침을 정해주고, 손실은 나중에 사후정산하게 하면 은행간 협상 시간과 노력은 줄어들 수 있다. 분명한 지침을 줘야 한다. 기업을 살리고 죽이라는 지시를 하라는 게 아니다. 가이드라인을 주면 은행간 협상이 효율화될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그걸 안하고 있다.
- 그렇다면 건설 조선 해운 이외에 어떤 부문의 산업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과잉설비가 문제되는 곳은 모두 다 조종해야 한다. 세계시장이 정상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하고 사업계획을 짰을텐데, 세계경기가 어려워지니까 본의 아니게 과잉설비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의 원리로 보면 수익성을 못 맞추고 빌려온 돈을 못갚은 회사가 생긴다. 이런 부문을 죽여야 한다. 그래야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돈이 돈다. 잡초나 죽은 풀을 뽑아내야 벼나 보리가 살아나는 원리다. 경기가 회복될 때 주력기업들이 박차고 올라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 위해서라도 장래성 없는 기업들을 솎아내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의 경기회복 시점도 앞당겨질 것이다.
이런 원리는 미국도 적용된다. 오바마 정부가 GM과 AIG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미국 경제의 회복시점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금융경색해소와 연결이 되기 때문이다.
- 구조조정이 잘돼야 6~8월 고비를 넘긴다는 얘기로 들리는데.
▲그렇다. 만약 그 때 넘어가는 기업들이 대거 나오기 시작하면 패닉으로 갈 수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 그런 차원에서 보면 GM은 어떻게 처리돼야 한다고 판단하시는지.
▲10년전 한국을 보는 것 같다. 기아자동차를 놓고 그러한 고민을 했다. 정부 자금도 넣고 했는데 안됐다. 결국 슬림화해서 주인 찾아주는 해법이더라. 미국은 그 것을 안할려고 버티다가 한 달을 날린 것이다. 오바마 정부도 이제 깨닫기 시작했다. 죽일 것은 죽이고 살릴 것은 살려 주인 찾아줘야 한다.
- 경기가 살아나더라도 또다시 주저앉는 더블딥 가능성에 대한 전망도 적지 않다.
▲지금은 과잉유동성의 경색국면이다. 유동성이 풀렸는데 돈이 안도는 상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자금은 단기 유동화하고 있다. 이 게 풀리는 순간 과잉유동화로 가게 된다. 온갖 이상한 일이 벌어질 것이다. 지금은 달러는 물론 유로, 엔 모두 과잉이다. 따라서 과잉유동성의 경색국면이 풀리는 무렵부터 중앙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흡수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정치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금융위기가 지난 뒤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 글로벌 인플레이션 조짐은 어떤 것으로 판단할 수 있나. 달러 가치 폭락인가.
▲그렇다. 달러 가치의 폭락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그 이면에는 석유값과 원자재 가격의 폭등이 있다. 모두 달러표시 자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똑같은 확률로 반대의 시나라오도 가능하다. 글로벌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유동성함정 현상이 지속되면 글로벌 디플레이션이 발생한다. 과거 일본이 그랬다. 크루그먼과 루빈의 시나리오다. 지금의 위기가 3~4년 간다고 했다.
지금은 교차로에 와 있다. 아주 애매한 시점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의 가능성은 50대50대으로 보고 있다.
- 올해도 인플레이션에 대비해야 하는가.
▲올해는 아니다. 달러 유동성이 높아져서 달러가치가 하락하는 시점은 아무리 빨라야 올해말이다. 올해말까지는 오히려 디플레이션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 경기 회복패턴은 어떻게 예상하시는지.
▲ 나라마다 다를 것이다.
▲정부 하기 나름이다. 구조조정을 잘하고, 노동시장이 유연해져서 실업률을 줄이고, 사회적 안정을 유지하면 내년 상반기부터 우리나라는 선두주자로 뜰 수 있을 듯 싶다. 개인적으로 조심스러운 조건부 낙관주의자다.
- 내년 상반기에 의미있는 성장이 가능하다는 얘기인지.
▲지금부터 올바른 스텝과 시기를 밟아가면 가능하다. 이 것은 미국 중국 일본도 마찬가지다.
한국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이유는 10년전 외환위기의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경제 매니지먼트도 선제적으로 잘 하고 있다. 10년 전 만들어놓은 소프트웨어인 기보, 신보, 캠코도 있고, 그 때 일했던 사람도 있다. 사실 지금 망한 기업은 없다. 그런데도 칼들이고 째고 있잖은가. 미국 일본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유럽 일본은 난리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 대기업과 은행 중 부실화된 곳이 한 군데도 없다. 한국은 위기가 아니다. 극심한 침체기일 뿐이다.
- 정부는 고용창출 등을 위해 기업들에게 적극적인 투자를 촉구하고 있다. 기업투자 여건은 어떤가.
▲기업 투자는 사회적 책임 때문에 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생존과 수익 차원에서 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의 자체 판단에 맡겨야 한다. 애국이나 호의, 양심 때문에 하는 것은 아니다. 시민단체나 정치권은 이런 것들을 요구하는데, 시장경제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오는 잘못된 생각이다. 기업 투자는 장기적인 성장전략에 의해 하는 것이다.
- 정부는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겠다는 생각인데.
▲규제를 풀었기 때문에 투자하라는 것은 전문적인 논리가 아니다. 규제를 완화한다는 것은 그동안 묶여있던 것을 풀어준다는 것인데, 경제가 좋고 기업들의 투자의욕이 왕성할 때 족쇄가 되니까 풀어달라는 얘기다. 하지만 지금은 다 풀어놓아도 투자할 곳이 없다. 있는 설비도 놀고 있고, 투자계획도 취소할 판이다. 현재와 같은 상태에서 규제를 풀었다고 해서 투자가 늘어난다고 보는 것은 비전문적인 관찰이다. 지금은 규제완화보다 각종 세제 완화 등 투자인센티브가 제공돼야 한다.
- 하지만 과거의 기업가정신이 지금은 부족한 게 아닌가.
▲기업가정신은 굉장히 중요하고 필요하다. 지금도 왕성하다. 주로 중견기업과 벤처기업들에게 있다. 하지만 대기업과 연관성 있는 것은 아니다. 적절하지도 않다. 대기업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
기업가정신은 기본적으로 리스크 테이킹이다. 지금처럼 혼란스러울 때 기회가 보인다. 하지만 그 것이 어디에서 창출되는지는 정부와 정치인은 모른다. 기업인들의 고유 영역이다. 자기 책임하에서 하는 것이다. 정부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제도적으로 벤처정신과 위험부담 의지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이번 경제위기가 우리나라로선 기회라는 얘기로 들리는데.
▲ 금융시장을 너무 많이 열어놔서 지난해 해외자금이 대거 빠져 나갔다. 하지만 반대로 보면 돈이 돌기 시작하면 한국으로 많이 몰려올 수 있다. 상황이 그렇게 되면 제일 먼저 들어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의 주가는 가장 많이 올라가고 해외자금의 투자도 가장 왕성할 것이다. 그 가능성을 보고 있다. 나가기 쉽다는 것은 들어오기 쉽다는 얘기다.
- 하지만 해외자금의 빈번한 유출입의 폐해도 적지 않다. 이로 인해 환율이 불안하게 움직이면 경제주체도 갈피를 잡기 어렵다. 이를 대비한 외환제도 개선의 필요성도 있는 것 아닌가.
▲국제무역질서 시스템을 짤 때 WTO라는 다자기구로 갔던 논리 처럼 외환제도 개선도 다자로 가야한다. 우리가 분하고 답답하다고 해서 우리만의 규제를 해봤자 통하지 않는다. 글로벌 협상으로 가야한다. G20가 좋은 포럼이 될 것이다. 이미 그 논의는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항후 2~3동안 과거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못지않은 금융관련 협상이 진행될 것이다.
지난 20년동안 글로벌 금융을 지배해왔던 시스템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고 다시 돌아갈 가능성도 없다. 분명히 새로운 시스템이 생길 것이다. 그 것에 선행해서 닫아 걸겠다고 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
- 향후 환율 전망은 어떻게 하시는지.
▲하반기까지 내려간다는 게 중론이다. 연말 1200원으로 보고 있다. 그 아래로 보는 연구기관도 많다.
- 위기 극복 이후 우리 기업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많다.
▲위기가 지난 뒤 지금보다 우위에 설 기업들이 많다. 포스코, 현대차, 삼성전자가 그렇다. 조심스럽게 낙관하고 있다.
- 정부 추경안에 대한 평가는.
▲한국경제연구원의 자체모델로 분석해 보니, 성장률이 1.1%포인트 올라가는 것으로 나왔다. 올해 여름이 고비이기 때문에 지금은 정쟁을 하거나 추경의 품질을 따질 때가 아니다. 급하게 10조원이든 15조원이든 빨리 집행해야 한다. 조만간 기업들의 해고가 더 많아질텐데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취약계층을 끌어안아야 한다.
- 정부가 일자리 유지와 창출에 올인하고 있다. 고용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나.
▲앞으로 계속 안좋아질 것이다. 내수를 확대하고 정규직 위주로 돼 있는 경직적인 고용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또 일자리 보호 보다는 창출형으로 고용제도를 바꿔야 한다. 그래야 내년부터 시작될 경기회복 시기에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
- 인턴에 대한 문제점도 많이 지적되고 있다.
▲인턴은 단기 땜빵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의미는 크다. 결국은 인턴을 통해 양질의 자리를 찾아가고, 정규직으로 가는 것이다. 지금은 막 졸업한 사람을 정규직으로 쓰라니까 마찰이 생기는 것이다. 오히려 인턴 제도가 유연한 길이다.
하지만 고용의 품질은 경제활성화에 달려 있지 제도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차별하지 말라고 법을 만든다고 차별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비정규직을 없애라고 법을 만든다고 비정규직이 없어지지 않는다. 경제가 활성화돼서 사람이 귀해지고 완전고용상태로 가면 차별하라고 해도 못하고, 비정규직 쓰라고 해도 못쓴다. 기본적으로 해결해야지, 정치논리에 빠지면 일을 더 어렵게 만든다.
- 정부 정책에 대해 한말씀 하신다면.
▲올 여름이 고비다. 위기 발생이나 국민적 고통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책 역량을 상반기에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 정책의 내용보다 정책의 시기가 훨씬 중요하다. 선제적으로 해야한다. 태풍의 눈은 아직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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