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양약품, 독감백신 유통 차질..공급 물량 충분할까

식약처, 30만도즈 가량 출하승인 보류..일양 "기준이 달라 논의 중"
질병관리본부, 일양 공급분 녹십자 제품으로 대체
백신 유통 중단 장기화시 전체 수급 차질 우려
  • 등록 2014-10-09 오후 2:05:48

    수정 2014-10-09 오후 2:05:48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일양약품이 생산한 독감백신 일부 제품의 품질에서 문제가 발견됐다. 보건당국은 보건소 납품이 예정됐던 일양약품 백신을 다른 업체 제품으로 교체했다. 보건당국은 전체 독감백신 물량이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지난해와 같은 공급난이 반복될까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일양약품(007570)이 국가출하승인을 신청한 독감백신 ‘일양플루백신프리필드시린지주’의 일부 제품에서 품질 부적합 판정을 내리고 승인을 보류했다.

백신, 혈액제제 등과 같은 보건위생상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제품은 식약처가 유통 전 품질적합 여부를 판별하는 국가출하승인을 통과해야 판매가 가능하다. 최근 일양약품이 국가출하승인을 신청한 백신 제품에서 품질 기준치에 다소 미달된다는 점이 발견돼 판매 승인을 받지 못한 것이다. 해당 분량은 약 30만 도즈 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자체품질기준과 식약처의 관리 기준에서 차이가 발생해 식약처와 승인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면서 “품질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일양약품은 녹십자에 이어 두 번째로 자체개발 독감백신을 보유한 업체다. 지난 2011년 충북 음성 금왕 산업단지내에 연간 최대 6000만도즈의 독감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준공했고 지난해 처음으로 34만도즈를 공급했다. 올해는 200만도즈를 생산할 계획이다.

당초 일양약품 입장에서는 식약처 승인을 받은 이후 해당 제품을 질병관리본부를 통해 보건소에 납품할 예정이었지만 제동이 걸리게 됐다. 질병관리본부는 두 차례의 입찰을 통해 보건소에 공급할 독감백신 480만도즈를 확보했지만 일양약품의 공급 차질로 부족분이 발생했다. 최근 공급을 담당한 도매상이 녹십자(006280)의 백신 30만도즈 이상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보건소 납품은 원활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일양약품의 백신 유통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전체 공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실정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제약사들이 총 1900만 도즈를 생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일양약품의 공급 예상분 200만 도즈를 포함한 수치다. 일양약품의 독감백신 유통량이 계획보다 줄어들수록 전체 공급에서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일양약품 독감백신 100만 도즈가 공급되지 않아도 전체 공급 물량은 수요량보다 100만 도즈 이상 많기 때문에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급량이 실수요량에 근접할수록 일부 지역에서의 공급난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에 독감백신 전체 공급량은 1769만 도즈로 수요량보다 100만 도즈 가량이 많았는데도 일부 지역에서는 제대로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불만이 제기됐었다. 2012년에는 수요량보다 500만 도즈 이상 많은 2213만 도즈가 공급되면서 팔리지 않은 백신이 무더기로 폐기됐다. 독감백신은 매년 균주가 달라지기 때문에 생산한 해에 팔지 못하면 모두 버려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2년 전 독감백신 과잉공급 사태 이후 제약사들이 백신 생산량을 적정 수준에서 조절하고 있다”면서 “공급량 여유분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일부 도매상이 사재기를 시도하면서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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