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막말 녹취록 공개..'공정위, 봐주기 의혹'

본사 영업팀장, 대리점주 향해 반말· 욕설 난무
아모레 부인하던 '대리점 쪼개기’ 내용도 녹음돼
  • 등록 2013-10-13 오후 1:10:58

    수정 2013-10-13 오후 1:10:58

[세종=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아모레퍼시픽(090430)이 자사 방문판매 대리점에 대한 불공정거래 행위를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대리점 운영을 포기하라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이 공개돼 적잖은 파문이 예상된다.

13일 이학영 의원실은 아모레퍼시픽 피해특약점(대리점)협의회로부터 건네받은 음성파일의 녹취록 중 일부를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지난 2007년 아모레퍼시픽 본사 영업팀장이 한 대리점주를 술자리에 불러내 대리점 운영 포기를 강요하며 욕설과 폭언을 한 내용이 그대로 담겨있다.

녹취록에는 “사장님 철밥통이오? 공무원이오? 사업하는 사람이 공무원 됩니까? 능력이 안 되고 성장하지 못하면 나가야지”, “그런 말 하지 말고, 사장님. 마 그만두자. 아 XX 더러워서”, “너 잘한 게 뭐 있나? 10년 동안 뭐 한 거야? 열받지? ” 등 반말은 기본이고,욕설과 폭언도 난무했다.

비슷한 방식으로 대리점을 뺏겼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대리점주의 녹음파일도 공개됐다. 2009년 당시 아모레퍼시픽 본사 영업팀 직원과의 대화라는 제목의 녹취록에는 “협조 안 해주시면 물건은 안 나가고 인근에 영업장 또 낸다”는 발언이 들어있다. 그동안 아모레퍼시픽이 부인해왔던 일명 ‘대리점 쪼개기(강탈)’ 과정이 담겨 있는 것이다.

이 의원은 녹취록을 근거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아모레퍼시픽 봐주기가 의심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009년 조사 당시 공정위는 아모레퍼시픽의 대리점 쪼개기를 포함해 허위세금계산서 발행, 직원 감시, 특약점 해지, 밀어내기, 판촉물 투여 강요 등의 불공정 사례를 접수했지만, 정작 ‘가격할인 금지’ 부당행위만을 지적하고 시정명령 조치를 취한 것을 두고 하는 애기다.

이 의원은 “최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문제 제기에도 아모레퍼시픽 측은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불공정 행위를 부인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갑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부당행위 정황이 드러난 만큼 공정위는 철저한 재조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회 정무위는 15일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아모레퍼시픽 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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